7월 국내 자동차업계 각 사가 잇따라 준중형급 신차를 내놓으며 펼쳐진 이른바 '준중형 대전'은 말 그대로 '용호상박'이었다.

장기 파업으로 파산위기에 직면한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 GM대우, 르노삼성 등 완성차업체 4사의 자존심을 건 정면승부는 '전통의 강호'가 건재함을 과시한 가운데 '신흥 세력'들이 매섭게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7월 국내 준중형급 자동차 시장의 승자는 역시 현대차의 '부동의 1위' 아반떼였다.

이달 1일 2010년형이 출시된 아반떼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1만394대로 준중형급은 물론, 9072대가 팔린 중형세단 '쏘나타'를 제치고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액화천연가스(LPG)와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는 하이브리드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판매량 1034대가 포함됐다.

기아차의 쌍둥이 모델 포르테의 판매량은 3794대('쿱'·하이브리드 포함)에 그쳤다. 그렇다고 '형 만한 아우'는 없다고 단정지어선 안 된다. 해외 판매량은 1만8126대로 기아차 모델 중 해외에 가장 많이 팔리며 전년 동월대비 18.0% 늘어난 수출에 기여했다. 해외에서 더 '잘 먹히는' 모델임을 입증한 셈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준중형급 '신흥 강호'인 '뉴 SM3'의 놀라운 기세는 최대 이변이었다.

지난달 13일 출시된 준중형 세단 뉴 SM3는 단 18일만에 4315대를 팔아치웠다. 월초에 출시되었다면 국내 준중형차 판매량의 순위가 바뀌었을 지도 모를 이례적인 인기다. 르노삼성은 뉴 SM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내수판매 실적(1만3656대)을 갈아치웠다.

르노삼성은 “비수기인 7월에도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뉴 SM3의 차별화된 성능과 품질 때문”이라며 지난 6월 15일부터 받기 시작한 이 차의 계약 건수가 7월말까지 1만8000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준중형차 시장 판매량 2위로 뛰어오른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았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국내 시장에서 4760대(구형 38대 포함)를 팔며 GM대우가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차량 중 최다 판매모델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GM대우는 오는 10월께 이 차의 2010년형을 출시하며 인기 몰이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