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쌍용차] 외부세력 총출동…정치투쟁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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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 파업 '이랜드'와 닮은 꼴
지난 5월22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가 불법 공장점거에 나섰을 때,농성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쌍용차 노사 모두 '파업 지속은 곧 공멸'을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사 협상은 끝내 결렬됐고 정리해고자들의 점거농성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쌍용차 노사가 이처럼 퇴로가 전혀 없는 막다른 길로 내달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쌍용차와 무관한 외부세력들이 대거 개입하면서 정리해고자들의 '생존권 문제'와는 거리가 먼 정치투쟁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쌍용차 사태는 이런 점에서 과거 '이랜드 사태'와 빼닮았다. 2007년 7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이랜드그룹은 비정규직 790명의 고용계약을 해지했다. 단순 계약해지였기 때문에 쉽게 끝날 것 같던 이랜드 파업사태는 장장 500일 만인 작년 말에야 종결됐다.
민주노총은 "이랜드 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노총 깃발을 내리겠다"고 공언하면서 갈등을 부추겼다. 이랜드 사태 이후 최장 기간 점거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쌍용차 사태도 전개 과정이 비슷하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 조직인 금속노조는 쌍용차 점거농성 한 달 만에 전면개입을 선언하고,산하 사업장에 파업 지침을 하달했다. 평택 시내에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쌍용차 경영 정상화'보다 '이명박 정권 타도'를 더 많이 외쳤다.
쌍용차 문제에 발을 들여놓은 외부세력은 실로 다양하다. 이유일 ·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지난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쪽은 외부 좌파 노동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지목한 단체는 사회노동당준비위원회,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사회주의노동전선 등의 좌파 단체였다.
민주노동당 역시 공권력 투입을 막고,사측이 양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희덕 의원은 평택공장 앞 인도에서 8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원불교 사회개혁교무단 등 일부 종교계도 노조를 옹호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불법 폭력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9명 중 6명이 외부인이었다.
쌍용차는 또 외부인들이 공장 내 시설물을 파손하고 강경 투쟁을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들이 자신의 일터를 스스로 망가뜨리고,살상용에 가까운 볼트새총과 화염병,사제총 등을 직접 제작했다고 믿기 어려워서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 세력이 공장시설 훼손을 주도하는 것을 직 ·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외부세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리낌없이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행태에 제동을 걸지 않고서는 잘못된 노사문화를 개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쌍용차 노사가 이처럼 퇴로가 전혀 없는 막다른 길로 내달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쌍용차와 무관한 외부세력들이 대거 개입하면서 정리해고자들의 '생존권 문제'와는 거리가 먼 정치투쟁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쌍용차 사태는 이런 점에서 과거 '이랜드 사태'와 빼닮았다. 2007년 7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이랜드그룹은 비정규직 790명의 고용계약을 해지했다. 단순 계약해지였기 때문에 쉽게 끝날 것 같던 이랜드 파업사태는 장장 500일 만인 작년 말에야 종결됐다.
민주노총은 "이랜드 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노총 깃발을 내리겠다"고 공언하면서 갈등을 부추겼다. 이랜드 사태 이후 최장 기간 점거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쌍용차 사태도 전개 과정이 비슷하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 조직인 금속노조는 쌍용차 점거농성 한 달 만에 전면개입을 선언하고,산하 사업장에 파업 지침을 하달했다. 평택 시내에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쌍용차 경영 정상화'보다 '이명박 정권 타도'를 더 많이 외쳤다.
쌍용차 문제에 발을 들여놓은 외부세력은 실로 다양하다. 이유일 ·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지난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쪽은 외부 좌파 노동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지목한 단체는 사회노동당준비위원회,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사회주의노동전선 등의 좌파 단체였다.
민주노동당 역시 공권력 투입을 막고,사측이 양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희덕 의원은 평택공장 앞 인도에서 8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원불교 사회개혁교무단 등 일부 종교계도 노조를 옹호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불법 폭력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9명 중 6명이 외부인이었다.
쌍용차는 또 외부인들이 공장 내 시설물을 파손하고 강경 투쟁을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들이 자신의 일터를 스스로 망가뜨리고,살상용에 가까운 볼트새총과 화염병,사제총 등을 직접 제작했다고 믿기 어려워서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 세력이 공장시설 훼손을 주도하는 것을 직 ·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외부세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리낌없이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행태에 제동을 걸지 않고서는 잘못된 노사문화를 개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