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기업은행장은 3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창립 48주년 기념행사에서 "지속가능한 은행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금융에 이어 개인금융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개인금융의 고객 기반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개인금융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중소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재 기업은행의 구조로는 잠재적인 부실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 위험이 가계 대출보다 크기 때문에 중기 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은 구조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는 것.그는 "지금까지는 중기 대출이 부실해지더라도 정부의 출자를 받아 생존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업은행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퇴직연금과 지급결제계좌 유치 경쟁에서도 앞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소강 상태를 보였던 금융사 간 경쟁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며 "남보다 한걸음 빨리 뛰고 멀리 뛰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또 연내에 보험사를 인수해 보험업에 진출하고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행과 경쟁하는 시중은행들은 모두 지주회사 체제로 자회사 간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며 "기업은행도 자회사 간 고객 정보를 공유하고 영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