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용 식물영양제를 국내 처음 개발했던 중소기업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틀니세정제를 독자기술로 개발,일본 수출을 성공시켰다.

인천시 남동공단에서 식물영양제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는 동북산업양행(대표 윤상화)이 그 주인공.이 회사는 최근 일본의 화학제품 전문회사인 후소화학과 틀니세정제 100만정(약 16억원 규모)을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4일 밝혔다. 틀니세정제의 선적은 이달 15일께 이뤄진다. 이번 수출 계약은 일본 등 선진 제약회사들의 독무대였던 틀니세정제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이 품질을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 물을 담은 컵이나 그릇에 틀니세정제를 넣으면 거품이 발생하는데,이때 틀니를 넣으면 거품에 의해 살균과 함께 세정된다.

이 회사가 국내 시장보다 일본 시장을 먼저 공략한 이유는 틀니를 필요로 하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2%가 넘는 데다 틀니세정제 시장이 국내에 비해 10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500억엔으로 추산되는 일본의 틀니세정제 시장에서 몇 년 내 10% 안팎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지난 1년간 2억여원을 들여 개발한 틀니세정제는 일본 제품과 살균력은 거의 비슷하지만 세정력은 오히려 두 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틀니세정제는 동전의 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세정력을 평가한다. 회사 관계자는 "틀니세정제를 넣은 물에 동전을 가라앉히자 일본 제품과 달리 우리제품은 컵바닥과 닿은 동전의 면까지 세정됐을 정도로 효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인체에 무해한 원료를 사용해 틀니 표면이 상하지 않는 데다 대장균과 식중독균도 99.9%까지 살균됐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일본 제품에 비해 15%가량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 제품은 세정제가 물에 100%로 녹아 분말이 물에 떠다니지 않아 사용자에게 청결한 기분을 갖게 해준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알약 표면의 광택을 위해 일본산 탤크를 사용하는데 우리제품은 열로 구워 광을 내기 때문에 탤크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1984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화초용 식물영양제로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액의 78%는 미국 일본 유럽 수출로 일궈낸 성과다. 내수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식물영양제를 담는 용기 뚜껑도 개발,국내 특허와 함께 미국,중국,일본 등 4개국 특허를 취득했고 러시아와 캐나다 등 30여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윤상화 대표는 "틀니세정제 매출이 본궤도에 올라가는 내년부터는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