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국판 산탄데르銀' 나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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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産 분리 완화…기업, 은행진출 길터
글로벌경쟁력키우는데주력해야
글로벌경쟁력키우는데주력해야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제한(금산분리)을 완화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지난달 22일 통과됐다. 직접투자에는 9%이고,18% 지분의 사모투자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에는 한도가 없다.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 길이 사실상 열린 셈이다.
지난 십수년 은행업은 성역이었다. 기업의 은행지분은 4%를 넘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우리 경제구조는 얼핏 보기에 금융과 실물부문에서 안정된 체제를 확립했다. 그러나 기업과 금융의 불균형 성장이라는 대가를 치렀고,국내 은행 중 상당수가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에 바짝 올라섰다. 그러한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끈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지금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비교적 건실한 성장을 해 왔지만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국내 최대 국민은행의 순위가 세계 74위에 그치고 있다. 당장 당면한 우리금융,산업,기업은행의 민영화에 참여할 금융자본도 국내에는 변변히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방안으로'은산분리'완화가 추진됐다. 아직도 찬반 논란이 없지 않지만,법제화가 된 이상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국내 은행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우선,정부는 대기업이 투자한 은행이 투자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계사 대출한도,임원선임기준 엄격화 등 금융감독시스템을 굳건히 확립해야 할 것이다. 기업 재무활동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은행 본연의 임무를 견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는 것이 이번 조치 성공을 위한 필수전제이다. 산업자본도 은행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과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돌이켜보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설 경우에 한해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 몇 가지 유의점이 있다.
첫째,은행업을 핵심사업으로 승부하지 못할 기업은 아예 꿈도 꾸지 말기 바란다. LG를 보라.핵심영역인 전자,통신 및 화학에 집중하면서 초우량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서게 되었음은 모든 기업의 귀감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선택과 집중은 그래서 아름답다.
둘째, 기업 본연의 영역과 은행업이 융합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예를 들어,이동통신기술과 은행업의 융합으로 서비스의 질과 범위를 확장하는 경우다. 최근 영국 이동통신사 텔리포니카O2의 소비자금융진출이 그 예이다. 또한 편의점 체인을 은행 공급망으로 활용한다면,그 역시 새로운 금융영역을 창출해 낼 것이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세븐은행,영국 테스코의 소매금융진출 등이 그 예이다. 자동차 등 제품판매와 금융의 융합이 가능할 경우 그 시너지 역시 큰 힘을 발휘한다. 과거 헝가리 대우은행의 금융제공으로 현지 대우차 판매고를 경쟁사보다 월평균 10배 이상 끌어올린 사실은 기업과 은행의 융합위력을 실증한다.
셋째,기업의 은행업 진출은 단순히 국내에 안주함을 넘어,국내 은행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결단이 설 때 결행돼야 한다. 스페인 지방도시 은행에서 출발해,1990년대 이후 불과 20년도 안돼 세계 10위권 최우량 은행으로 성장한 산탄데르는 그래서 우리의 롤모델이다. 오너 경영자의 결단과 추진력,소매금융과 해외진출로 승부한 점 등에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정과 유사하다.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이 우여곡절 끝에 그 성역이 열렸다. 그 길이 산탄데르은행 같은 성공가도가 될지,새로운 위기의 단초가 될지는 투자주체인 기업의 능력과 준비 여하에 달려 있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제패했듯,이제 우리나라 은행업도 세계로 동반,도약해 나가는 역사적 전기를 맞을지 주목되는 이유이다.
박동창 <한국글로벌금융연구소장>
지난 십수년 은행업은 성역이었다. 기업의 은행지분은 4%를 넘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우리 경제구조는 얼핏 보기에 금융과 실물부문에서 안정된 체제를 확립했다. 그러나 기업과 금융의 불균형 성장이라는 대가를 치렀고,국내 은행 중 상당수가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에 바짝 올라섰다. 그러한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끈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지금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비교적 건실한 성장을 해 왔지만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국내 최대 국민은행의 순위가 세계 74위에 그치고 있다. 당장 당면한 우리금융,산업,기업은행의 민영화에 참여할 금융자본도 국내에는 변변히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방안으로'은산분리'완화가 추진됐다. 아직도 찬반 논란이 없지 않지만,법제화가 된 이상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국내 은행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우선,정부는 대기업이 투자한 은행이 투자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계사 대출한도,임원선임기준 엄격화 등 금융감독시스템을 굳건히 확립해야 할 것이다. 기업 재무활동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은행 본연의 임무를 견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는 것이 이번 조치 성공을 위한 필수전제이다. 산업자본도 은행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과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돌이켜보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설 경우에 한해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 몇 가지 유의점이 있다.
첫째,은행업을 핵심사업으로 승부하지 못할 기업은 아예 꿈도 꾸지 말기 바란다. LG를 보라.핵심영역인 전자,통신 및 화학에 집중하면서 초우량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서게 되었음은 모든 기업의 귀감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선택과 집중은 그래서 아름답다.
둘째, 기업 본연의 영역과 은행업이 융합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예를 들어,이동통신기술과 은행업의 융합으로 서비스의 질과 범위를 확장하는 경우다. 최근 영국 이동통신사 텔리포니카O2의 소비자금융진출이 그 예이다. 또한 편의점 체인을 은행 공급망으로 활용한다면,그 역시 새로운 금융영역을 창출해 낼 것이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세븐은행,영국 테스코의 소매금융진출 등이 그 예이다. 자동차 등 제품판매와 금융의 융합이 가능할 경우 그 시너지 역시 큰 힘을 발휘한다. 과거 헝가리 대우은행의 금융제공으로 현지 대우차 판매고를 경쟁사보다 월평균 10배 이상 끌어올린 사실은 기업과 은행의 융합위력을 실증한다.
셋째,기업의 은행업 진출은 단순히 국내에 안주함을 넘어,국내 은행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결단이 설 때 결행돼야 한다. 스페인 지방도시 은행에서 출발해,1990년대 이후 불과 20년도 안돼 세계 10위권 최우량 은행으로 성장한 산탄데르는 그래서 우리의 롤모델이다. 오너 경영자의 결단과 추진력,소매금융과 해외진출로 승부한 점 등에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정과 유사하다.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이 우여곡절 끝에 그 성역이 열렸다. 그 길이 산탄데르은행 같은 성공가도가 될지,새로운 위기의 단초가 될지는 투자주체인 기업의 능력과 준비 여하에 달려 있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제패했듯,이제 우리나라 은행업도 세계로 동반,도약해 나가는 역사적 전기를 맞을지 주목되는 이유이다.
박동창 <한국글로벌금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