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증권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지급결제서비스가 시행된 4일.

증권사들은 높은 금리 혜택과 각종 이벤트로 고객유치전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작 시행이 되자 우려의 목소리는 자취를 감췄다.

금융당국과 은행권들은 자금이동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반응이다.

A은행 관계자는 "증권사의 CMA계좌는 대부분 급여이체 고객을 노린 것인데 CMA가 그렇게 큰 파이를 형성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은 나름대로 대출 등 특화된 서비스와 폭넓은 고객층을 갖고 있다"며 "증권사로의 자금이동이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은행들은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은행들이 증권사의 지급결제서비스 시행에 손 놓고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은행권도 증권사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대응하는 새로운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금리를 높이고 수수료를 낮춘 상품들을 내놓고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 우리은행의 'AMA플러스통장', 국민은행의 'KB스타트통장' 등이 CMA에 대항하는 상품들이다.

B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직장인 우대 저축예금 상품을 새롭게 꾸밀 계획"이라며 "여성고객들을 위한 신상품도 기획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여파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지급결제 서비스의 연착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서비스국장은 "증권사 CMA지급결제서비스 확대 시행으로 은행권에서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급격한 자금이동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증권사 CMA 자금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7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등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현장점검을 통해 증권사들이 적법한 절차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김 국장은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