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소액지급결제 서비스에 나선 첫날인 4일 각 증권사 지점은 지급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종합자산관리(CMA)카드를 새로 발급받거나 교체하는 고객들로 붐볐다.

조윤경 하이투자증권 대치지점 대리는 이날 "고객 중엔 한 시간 넘게 걸려 가족 다섯 명의 계좌를 개설하고 간 경우도 있다"며 "특히 타사와의 금리 차이나 서비스 혜택을 비교하는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타행 거래가 많은 투자자일수록 수수료 무료 혜택에 관심이 컸다는 설명이다.

일부지점에선 CMA 고객을 맞느라 영업점 직원이 점심을 거를 정도였다. 박미자 현대증권 개포지점 고객서비스팀장은 "평소 하루 5건 미만이던 CMA카드 재발급 손님이 오전 중에만 15건을 넘겼다"며 "평소 1건 정도였던 관련 문의전화도 오늘은 직원 1인당 10건 이상 받을 정도로 많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결제원 한국은행 증권사 간 핫라인을 가동하며 비상대책반 운영에 들어갔다. 협회 최용구 증권지원부 부장은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ATM이나 이체는 이상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증권사마다 아직 통신비 · 보험료 등 결제가 안되는 곳이 있지만 조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각 업체에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증권이 그룹 본사 사옥에서 1호 현금지급기 개통행사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HMC투자증권 등 5개사는 주요 지점에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2개월간 계좌가 40% 가까이 급증한 하나대투증권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혜택 제공 행사를 여는 등 각종 이벤트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소액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삼성 대우 동양종금증권 등 총 14개사다.

한편 증권사 CMA 잔액은 40조원을 돌파했다. 2006년 6월 첫 출시된 이후 3년2개월여 만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CMA 잔액은 40조90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 후 전날엔 40조3187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권사 간 가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올 들어서만 9조6036억원 증가한 것이다. 종류별로는 RP(환매조건부채권)형이 26조519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머니마켓펀드형 4조2670억원 등이다.

조재희/강현우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