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러브콜'을 받는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경기회복과 기업 실적 호조에다 원 · 달러 환율 하락까지 겹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외국인 따라잡기' 전략이 유망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1500대에서 주식을 적극 매수하고 있는 외국인은 단기 매매를 선호하는 헤지펀드가 아니라 장기 투자하는 롱텀펀드가 대부분이라는 분석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외국인 1500대에서 매수 영역 확대

4일 코스피지수는 1.39포인트(0.09%) 오른 1566.37로 마감하며 나흘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도 시장을 받친 것은 외국인이었다. 기관들이 31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도를 포함,450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59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달 15일부터 1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면서 모두 6조2400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외국인은 코스피 1500대에서 오히려 주식 매수 강도를 높이는 추세다. 투자종목도 증시를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 · 자동차주에 이어 유통 · 건설 · 통신 등 내수주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이 커지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난 IT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설 조선 화학 내수주 등으로 매수 영역을 넓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주가지수 1400대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삼성SDI 등 IT주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기업은행 등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담았다가 1500대로 들어선 지난달 24일부터는 IT주를 비롯해 LG화학 대한항공 현대제철 KT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KT&G 한진해운 등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리밸런싱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종목군으로 관심을 넓히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경근 ABN암로 상무도 "외국인들이 IT 자동차주를 집중적으로 사고 나서 주가가 싼 화학 조선 내수주 등으로 매수 영역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매매 패턴 변화에는 IT 자동차뿐만 아니라 조선 화학 화장품 인터넷 유통주 등의 글로벌 경쟁력도 과거와 크게 다르다는 인식이 담겨져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따라잡기' 전략 유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코스피지수가 1500대에 들어서며 이날까지 지수는 4.6% 올랐지만 외국인 선호종목은 대부분 10%대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LG화학은 외국인이 1500대에서 2700억원가량 순매수하면서 15.81% 급등했다. 올해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대한항공은 외국인의 손길이 닿으면서 지난달 24일부터 16.41%나 상승했고 현대제철 두산중공업도 각각 같은 기간 16%,10%대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들어 유입되고 있는 건설주는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GS건설은 이날 5.65% 강세를 보였고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도 각각 3~4%대 올랐다. 이에 따라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2.95% 오르며 시장을 주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외국인 매수는 글로벌 출구전략이 현실화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외국인 선호종목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유효한 매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임경근 상무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주식을 집중적으로 팔았던 롱텀펀드들이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최근 원화값 상승을 수출 기업 경쟁력 악화로 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만큼 외국인 선호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대표적 선호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모두 역사적 최고 수준 주가에 도달한 만큼 매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외국인 선호종목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