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영의 힘]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마케팅 차별화… 글로벌 점유율 5%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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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를 시작으로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글로비스 등 계열사들은 최근 일제히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기아차도 2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2분기 8조799억원의 매출과 6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3% 줄었지만 영업이익 감소율은 0.8%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작년 2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당기순이익은 8119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판매 감소로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 2분기 실적은 놀라울 정도로 선전했다는 평이다. 우선 내수 부문에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노후차 교체 세제지원 등이 주효했던 게 실적 호전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2분기 수출 물량은 21만7725대로 전년보다 28.6% 줄었지만 내수판매는 18만5387대로 15.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세금 감면 혜택이 컸던 고가 · 고마진의 중대형 및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내수 판매가 급증해 이익률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수출 부문에서 고환율 효과가 이어진 가운데 연초부터 미국 소비자들이 차를 산 후 1년 뒤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구사한 것도 큰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또 △현지 특화 모델 출시를 통한 소비자의 욕구 충족 △적극적인 브랜드 인지도 개선 노력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한 노력 등이 먹혀들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안정한 경영 여건 속에서도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중국에서는 상반기 전년 대비 56% 판매를 늘렸다"며 "상반기 글로벌 판매는 총 150만대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5%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2분기에 매출 2조5288억원,영업이익 3641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작년보다 2.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3%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 침체로 모듈 부문이 부진해 2분기 매출이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환율 효과와 신흥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지속적인 경영혁신 노력 등으로 이익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물류업체인 글로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3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으로 최대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7738억원으로 0.9% 줄었지만,당기순이익은 786억원으로 123.7% 증가했다. "반조립제품(CKD) 부문의 실적이 현대 · 기아차의 해외 공장 가동률 향상으로 빠르게 회복됐고 중고차 사업 부문도 경매장의 출품 및 낙찰 대수가 크게 늘어나 호조를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는 큰 폭 줄었지만 전분기 기준으론 크게 증가했다. 한동안 이어진 부진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매출은 1조94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는 5.0% 늘었다. 영업이익은 1353억원으로 전년보다 69.7% 줄었지만 전분기보다는 41.0% 증가했다. 순이익은 283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49.8% 증가했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상반기의 양호한 경영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하반기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자동차 판매 확대를 도모하는 동시에 중 · 장기 성장동력인 친환경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 ·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카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를 각각 출시했다. 현대차는 이달 중 투싼의 후속 모델인 LM(프로젝트명)을 시장에 내놓은 뒤 이르면 내달 중 쏘타나의 6세대 모델인 YF(프로젝트명)도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 연말쯤 현대차 그랜저급에 해당하는 준대형 세단 VG(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이를 통해 중형 세단 로체와 대형 세단 오피러스를 연결하는 탄탄한 라인업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현대 · 기아차는 2013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개발에 2조2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고 관련 R&D 인력도 1000여명까지 확충키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 쏘나타급 하이브리드카를 생산,내수판매는 물론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2012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하고 2013년에 가정에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양산할 방침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