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황 악화로 포스코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매출 6조3440억원에 영업이익 17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4.9%와 91% 감소한 수치다. 1분기에도 매출은 작년 동기 6조660억원보다 6.7% 증가한 6조471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대폭 감소했었다.

하지만 신흥시장 중심의 신규 고객 개발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포스코의 조강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16.1% 증가했다. 감산 규모도 대폭 줄었다. 특히 포스코는 세계적 철강사들과 비교할 때 최악의 시황에서도 위기를 잘 극복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철강사 대다수가 40% 이상의 감산을 했고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일본제철은 최근 올해 경영계획을 밝히면서 적자 가능성을 언급했을 정도다.

포스코의 실적 선방은 올해 초 취임한 정준양 회장의 '창조경영'에서 나왔다. 감산,제품 가격 인하 등 치열한 글로벌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경쟁 수단으로 창조경영을 제시한 것.중국과 차별화하고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었다.

성과는 눈부셨다. 포스코는 최근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세계적 전자업체인 소니에도 철강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소니가 일본 이외의 철강사로부터 LCD(액정표시장치) TV 부품용 전기아연 도금강판을 장기 공급받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해외 투자도 내실있게 이어가고 있다. 투자의 방향은 '해외 제철소 건설'과 '기업 인수 · 합병(M&A)' 두 갈래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에 연간 생산량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투자 규모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광양제철소 4고로 개수(改修) 공사를 마치고 단일 고로 생산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500만t 시대를 열었다. 쇳물 생산량(출선량)은 단일 고로 중 세계 최대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 해외기업 M&A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치열한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포스코는 최근 베트남 철강업체인 아시아 스테인리스(ASC)를 인수했다. 아시아 스테인리스를 인수한 후 생산설비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덩치를 더 키울 방침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올해 초 취임식에서 밝힌 '브라운 필드 방식(노후시설 인수 후 재투자)'의 M&A를 본격화한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그린 에너지에서 찾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