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영의 힘] 현대중공업‥기술력으로 조선 불황 극복…녹색ㆍ신재생에너지도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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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에 10조8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부동의 조선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4.8%와 18.8%씩 떨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작년 말부터 이어온 금융위기 여파 및 악화된 조선시황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세계 1위의 기술력과 고부가가치 위주의 선박 건조 전략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내내 지속됐던 선박 '수주 가뭄'도 밑바닥을 드러낼 모양새다. 지난달 말 현대중공업은 올해 처음으로 선박을 수주했다. 한국선박운용과 경비함 5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한 것.한국선박운용은 해양경찰청이 사용하는 경비함 건조 등을 위해 세워진 선박 펀드다. 이번에 수주한 경비함은 3000t급 1척,1000t급 1척,500t급 1척,300t급 2척이다. 수주액은 총 1499억원이다. 약 40개월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12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해경에 인도할 예정이다. 오랜 '수주 가뭄' 끝에 상선 수주 재개의 기대감을 높이는 '신호탄'이 터진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하반기에 신기술 개발 및 녹색사업 추진 등을 통해 위기극복을 위한 발판을 다질 방침이다. 민계식 부회장과 최길선 사장 등 경영진은 올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대신 해외 현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올 하반기 공격경영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초대형 FPSO(부유식 원유 생산 · 저장설비) 생산을 위한 전용도크도 완공했다. 상선 발주는 끊겼지만 조만간 재개될 해양설비 발주에 대비한 조치다. 총 1610억원을 투자한 이 도크는 길이 490m,폭 115m,높이 13.5m로 축구장 7개 크기다.
최근엔 여의도 넓이의 33배(1만㏊)에 이르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 영농법인을 인수했다. 지분 67.6%를 뉴질랜드인 소유주로부터 650만달러에 사들였다. 조선사업 비중을 줄이며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녹색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나선 것.또 올 하반기부터 농지 추가 확보 작업을 통해 2012년까지 4만㏊의 농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먹을거리'를 챙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40% 이상인 조선 사업부문 비중을 30%까지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에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완공했고,KCC와 공동으로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