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경기 회복세에 맞춰 하반기 경영전략 목표를 수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27조1500억원이었던 월별 카드 사용액이 올해 2월 23조2500억원까지 떨어졌다가 6월에 27조1900억원으로 회복되는 등 경영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경기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L'자형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회복 신호가 뚜렷해짐에 따라 우량고객 유치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하반기에 고객서비스(CS)를 높이는 경영 전략을 펼치고 기존 고객 관리를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도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에는 스피드 있는 실행력을 갖추고 경쟁사보다 앞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내라"고 주문하는 등 공세적인 경영에 나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회원수가 1400만명 가까이 되는 만큼 신규 가입 회원을 늘리기보다는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진 고객들이 신한카드를 주로 쓸 수 있도록 하라는 사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도 "하반기에는 '새로운 시도'와 '차별화'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은 하반기에도 보수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미국 금융사 부실과 영국 및 동유럽의 경제불안 요인이 가시지 않아 경기 조기회복을 확신하기 힘들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