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서울시 지하도로 수혜주 무엇이 있을까?
서울시의 지하도로 건설 계획 발표에 증권업계에서 수혜주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공 공법에 따라 업체별로 수혜 여부 등에 크게 차이가 나고, 지하도로 건설 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6일 주식시장에서는 동아지질(14.78%), 케이아이씨(4.78%), KC코트렐(0.88%) 등이 수혜종목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상승 마감했다.

동아지질은 지하공간 개발 및 지반 개량 업체로, 지하도로 건설과 관련해 수혜 가능성이 점쳐지며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동아지질은 지난해 국내 지하공간 개발 시장 점유율이 65%를 기록했고, 지반개량 업계에서는 점유율이 80%에 달했다.

동아지질 관계자는 "회사가 다수의 신설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다른 회사들에 비해 노하우도 뛰어나기 때문에 관련 발주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홍서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시 지하도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동아지질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케이아이씨와 KC코트렐도 진행 중인 터널 집진기 사업이 부각되며 수혜 업체로 꼽히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케이아이씨가 판교 사패산 터널, 분당 터널 등 다수의 터널 집진설비 설치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시장을 반독점하고 있는 상태"라며 "집진설비와 함께 탈질설비까지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터널당(2∼2.5km당) 50억∼1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C코트렐은 지난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EnE시스템과 함께 공동으로 전기집진장치 관련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KC코트렐 관계자는 "터널용 집진기와 관련해 지난해 국내 특허를 받았다"며 "신규 아이템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 지하도로 사업과 관련 시장 진입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지하도로 건설로 인한 신규 수요 창출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대체로 동조하는 분위기다.

허문욱 건설 담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공사업이기 때문에 대형사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주하게 될 것"이라며 "건설업계에 전반적으로 활력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련 사업이 보다 구체화 된 뒤, 개별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확인을 거친 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사업 기간이 길기 때문에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도 멀었다는 것이다.

또한 설계, 예산 확보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해당 사업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현 동양종금증권 철강 담당 애널리스트는 "업체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겠지만, 시공 공법에 따라 업체별로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며 "아직 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수혜주를 속단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일부 관계없는 업체들의 주가가 테마에 편승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11조2607억원을 들여 서울시 도심 지하에 총 길이 149㎞ 규모의 지하도로망을 구축, 지상 도로교통난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지난 5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 지하도로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내년에 기본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재원문제 등이 해소돼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