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단기 급등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도주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그동안 덜 올랐던 건설 기계 보험 은행주 등이 돌아가며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거의 끝나 우량 대형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자 이들 종목에 발빠른 순환매가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 동력을 찾기 위한 탐색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어 그동안 업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부진을 면치 못했던 종목들이 수익률 '갭메우기' 차원에서 상승을 시도하는 모습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계 · 건설 · 금융주 순환매

코스피지수는 6일 5.57포인트(0.36%) 상승한 1565.04로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지만 투신 등 기관이 모처럼 '사자'에 나서며 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

두산건설(3.80%) 금호산업(2.90%) 현대산업(2.71%) 대림산업(1.74%) GS건설(1.09%) 등이 일제히 뜀박질하면서 건설업종지수가 223.99로 2.20% 올랐다.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기계업종지수도 1% 넘게 올랐다. 우리금융 신한지주 외환은행 등 은행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71만5000원으로 2% 넘게 밀려나고 LG전자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전기전자업종지수(-1.59%)는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등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며 가격 부담에 직면하자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빠른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달 들어 주요 IT주들이 보합권에 머무르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난 3일 기계와 증권을 시작으로 건설 · 철강(4일) 보험(5일) 건설 · 은행주(이날) 등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배경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건설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4.6%,기계업종지수는 3.3% 상승했다.

대형 건설주들은 지난달 체감경기지수가 200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부동산가격 상승과 미분양 감소 등 호재성 재료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코스닥시장에서는 서울시의 대규모 지하도로 건설계획이 전해지면서 특수건설울트라건설 동신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 밖에 GS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도 뒤늦게 상승 행렬에 동참하는 양상이다. GS의 경우 지난 6월 이후 10% 넘게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이달 들어서는 6% 가까이 올랐다.

◆실적 개선 확인해야

덜 오른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의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어 중소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하기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는 IT나 자동차 등 수출 중심의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는 다른 업종으로도 매수세가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적 회복 가능성을 점검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상훈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깜짝 실적'은 비용 절감에 따른 측면이 있었던 만큼 3분기 이후에는 비용보다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이익 개선폭이 크면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과거보다 낮아진 종목들에 추가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을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