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미 전역을 뒤흔든 도시의 무법자 '존 딜린저'가 올 여름 극장가를 습격한다.

지난 5일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퍼블릭 에너미'는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들의 남성미와 동시에 남녀주인공이 자아내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특히 주인공 '존 딜린저' 역을 열연한 배우 조니 뎁의 매력이 영화 전체를 압도했다.

존 딜린저는 1930년대 대공황 시대, 경제 불황의 원인으로 지탄받던 은행의 돈만 노리고 시민들에겐 절대 손대지 않는 소신으로 영웅처럼 추앙받은 갱스터다.

단 13개월 만에 11번의 은행 강도와 2번의 탈옥에 성공하는 등 신출귀몰한 존 딜린저의 유명세가 높아지자, 경찰 당국은 그를 '공공의 적, 제1호'로 기록하고 사상 처음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매너있고 신사적이며 인질들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있는 존 딜린저에 반한 시민들에게, 그는 단순한 범법자가 아닌 록스타와 같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과 크리스찬 베일의 팽팽한 연기 대결로 주목받는 영화 '퍼블릭 에너미'에서 놓쳐서는 안될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 실존 인물, 실제 이야기 '전설적 갱스터의 영화화'

존 딜린저는 대공황에 시름하던 국민들에게 통쾌한 은행 털이로 숨통을 터주는 돌파구와 같은 존재였다. 존 딜린저를 연기한 조니 뎁 역시 자신의 고향과 가까운 인디애나 무어스빌 출신인 그의 영웅담을 어려서부터 듣고 자랐다고 한다. 제작진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존 딜린저의 화려한 범행이 벌어졌던 실제 장소에 가서 촬영하며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 여유만만 갱스터의 지고지순한 로맨스

존 딜린저는 중절모를 눌러쓰고 강렬하고 매서운 눈빛에 기관총을 든 갱스터지만,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한다. 그는 빌리 프리셰(마리안 코티아르 분)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의 상처를 공감하고 운명적 사랑을 느낀다. 존 딜린저는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마음 아파하며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로맨티스트의 면모도 드러낸다.


◆ '리얼리티의 극대화'


마이클 만 감독은 매 작품마다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 작업으로 정평이 난 완벽주의자답게 이번에도 고집스러울 정도로 사실성과 현장감을 추구했다.

우선 존 딜린저를 뒤쫓는 수사관 '멜빈 퍼비스'를 맡은 크리스찬 베일은 멜빈 퍼비스의 아들을 찾아가 그 지역 특유의 말투를 배워 리얼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한 리얼한 은행 강도 현장을 연출하기 위해 전직 은행 강도 '제리 스칼리스'를 기술 고문으로 고용해 정확한 실전 정보를 얻었고, 존 딜린저가 사용한 톰슨 기관총과 그가 타고 다닌 포드 V8 차량을 공수해 촬영했다.

촬영장소 또한 실제 그 사건이 있었던 곳을 찾아가 현장감을 살렸다. 특히 존 딜린저와 FBI의 마지막 대결 장면은 실제 장소인 '바이오 그라프 극장'에서 촬영했을 뿐 아니라, 존 딜린저가 대결 직전 실제로 봤던 영화 '맨하탄 멜로드라마' 필름을 공수해 영화 속에 삽입했다. 조니 뎁은 촬영에 앞서 이 영화를 관람해, 마지막 대결을 앞둔 존 딜린저의 복합적인 감정을 완벽하게 살렸다.

영화는 자주 반복되는 총격전 장면을 긴박감과 남자들의 뜨거운 의리 등의 요소로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 등 올해 개봉한 액션 영화는 많았지만 아날로그 정통 리얼 액션에 목말랐던 영화팬들에겐 '퍼블릭 에너미'의 개봉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매 영화마다 파격적인 캐릭터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조니 뎁이 오랜만에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발산해 여심을 자극한다. 조니 뎁은 이번 영화에서 웬만한 아이 무게의 기관총을 든 채 은행 책상을 넘고, 달리는 자동차에 매달리는 등 격렬한 장면을 소화하며 첫 리얼 액션 연기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2시간 20분. 15세 관람가. 12일 개봉.

뉴스팀 오유진 인턴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