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KT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합병 KT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9.9% 증가한 483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2.7% 감소한 4조8725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환율 안정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감소로 245% 성장한 5042억원을 거뒀다. 주당순이익(EPS)은 2148원으로 245% 늘었다.

KT는 편의를 위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KTF와 합병했다는 가정 하에 만든 가이던스 기준 자료를 제공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수준이고, 이에 따라 KT가 올해 실적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마케팅비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감소했는데, 과열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마케팅비 조절을 했음을 알 수 있다"며 "현재까지 1조8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데 비춰, 회사의 올해 목표 영업이익인 1조8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다"며 "특히 환율 안정으로 인해 경상이익이 양호, 배당 측면에서도 우수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업별로 무선 사업의 경우 가입자 증가와 데이터 매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4.9% 증가한 2조5079억원을 기록했다.

전화 사업은 PSTN(유선전화) 가입자 이탈 및 LM(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전화)수익 감소 추세가 지속됐으나, 인터넷전화 수익 증대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0.5% 감소에 그쳤다.

QOOK(쿡) 인터넷은 결합 및 장기가입자 할인 증가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와이브로는 넷북의 인기에 힘입어 가입자 수가 3만4000명 증가한 21만8000명을 기록했고, 매출도 28.9%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쿡 TV도 실시간 채널서비스 가입자 증가 및 PPV(페이 퍼 뷰) 이용 증대 효과로 매출이 6.3% 늘었다.

아울러 합병 후 KTF의 지난 6월 한 달간 실적(내부거래 제외)만 반영된 회계상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6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합병으로 인해 17.7% 상승한 3조5643억원, 당기순이익의 경우 184.1% 증가한 4561억원을 거뒀다.

김연학 KT 전무는 "올해 상반기에는 합병 과정에서의 조직개편과 이동통신시장 과열에도 불구하고 원가 절감과 비용 합리화를 통해 이익 증대에 힘썼다"며 "하반기에는 수익성 증대와 매출성장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