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워터파크야….'

지난달 이후 휴가철을 맞아 강원도 지역 골프장의 예약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콘도 같은 숙박시설과 수영장 등을 갖춘 골프장에는 문의가 쇄도하는 반면 특별한 시설이 없는 '나홀로 골프장'은 죽을 쑤고 있다. 온 가족이 가서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위락시설의 존재유무가 이 같은 예약률 변화를 불러왔다.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파크는 대목을 만났다. 여름 휴가철에 워터파크를 활용,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어서다. 주중 골프장 예약 가동률이 평균 95% 선이다. 가족이 1박2일이나 2박3일 코스로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올해는 늦더위가 예상되는 이달 말까지 성수기가 연장되는 분위기다.

오크밸리(원주 · 사진) 엘리시안강촌(춘천) 용평버치힐(용평) 하이원(정선) O2리조트(태백) 등도 이용률이 높기는 마찬가지.수영장 카지노 사우나 마사지 노래방 PC방 등의 부대시설과 주변의 유명한 산이 인접,여름철 휴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예약을 하고 낮 시간대에 골프를 즐기는 동시에 자녀들은 물놀이를 하는 이용 형태가 많다. O2리조트의 경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활력산소체험마을,산소(O₂) 충만 쿨 래프팅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진행한다. 해수욕장과 인접한 설악썬밸리(고성) 파인리즈(고성) 등도 하루 평균 예약팀이 80팀 정도로 많다.
'워터파크 골프장' 온가족 휴가코스로 딱!
전라도와 경상도권 골프장에서도 위락시설은 큰 힘을 발휘한다. 전남 나주에 있는 골드레이크CC(36홀)가 대표적이다. 나주호 관광지 주변에 있는 이 골프장은 콘도(199실) 팬션(24실) 같은 숙박시설에 3만㎡ 규모의 물놀이 테마파크(레인보우오션)와 1만㎡의 실내 스파존(휴안수),수상스키,바나나보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무주리조트도 스윙재즈 및 비보이 공연,7080라이브콘서트,사우나&찜질방 무료 이벤트 등을 통해 가족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어린 자녀를 위한 버블쇼,야외 수영장 개장 등과 더불어 야외 바비큐 파티도 선보이고 있다.

위락시설이 없는 골프장들은 죽을 맛이다. 골퍼들을 끌기 위한 '당근'이 그린피 인하 빼놓고는 없는 실정이지만 장거리라는 약점을 만회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실제 블랙밸리(도계) 샌드파인(강릉) 등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골프예약사이트 엑스골프 조성준 대표는 "여름 성수기 골프장의 예약문의가 위락시설 여부에 따라 최대 3배 차이가 나고 있다"며 "가족과 함께 여름을 즐기려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골프장 간의 우열이 가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