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시는 천리마에 올라탄 모습입니다. 도무지 지칠 줄을 모릅니다. 얼마까지 갈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증시 분석가들조차 당황스러워하는 지경입니다.

지금의 기세라면 연중 최고치로 올라선 코스피지수가 1600고지마저 조만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최저점 대비 70%나 오른 무서운 기세입니다.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의 충격은 '역사'가 됐습니다. 미국 금융회사들의 추가 부실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충격을 흡수할 여력은 충분히 갖춘 것 같습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증시 비관론자들이 낙관론을 펴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전향'하는 것인데,문제는 낙관론이 팽배해질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모두 다 증시 낙관론자들이면 모두 다 주식을 사서 더 이상 살 사람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어찌보면 시장의 '과도한 반응'(over shooting)은 본질인지도 모릅니다.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야 바람직하지만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가 있어야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활발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시계추가 균형을 잡기 전에는 좌우로 크게 흔들리듯 오버슈팅을 하는 과정 속에서 균형점을 찾아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정 주가 수준을 점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입니다. 다만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면 그 휴유증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급격한 상승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몇 년 뒤 지금의 상황을 뒤돌아보면 주가도 그리 높은 게 아니었고 부동산도 크게 오른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과속'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파르게 올랐던 환율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국제유가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대외 경제환경이 국내 기업들에 우호적이 아닌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