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이후의 증시 반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원금 손실로 인한 고민이 컸지만 주가가 상승할 때는 환매를 통한 수익 확보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최근 들어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상품이 '전환형펀드'다. 전환형펀드란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설정 당시에 정해 놓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 등의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자동적으로 교체하는 펀드를 말한다.

투자자가 이러한 전환형펀드를 활용하는 이유는 투자성과가 자신이 목표로 했던 수준에 도달한 시점에서 더 이상의 성과 변동을 막고 이를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전환형펀드는 자산을 교체한 이후에도 주가가 더 상승할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 시에 투자자의 마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초과 수익에 대한 욕심보다는 애초의 투자목표를 충실히 실현하는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전환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거액 자산가들은 운용조건이나 설정시기를 자신에게 맞게 변경할 수 없는 공모펀드보다는 사모펀드를 활용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주가의 단기 조정이 발생하는 시점 등을 활용해 투자를 시작하는 맞춤형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사모펀드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전환형펀드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이 넘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증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인 랩 어카운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랩 어카운트는 사모펀드보다 훨씬 적은 자금을 가지고도 전환형 구조의 상품에 가입할 수 있으며, 수시로 계좌의 운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처럼 전환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면서 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국내 주식에 투자를 시작해서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투자자산을 국내 채권으로 전환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해외 주식이나 원자재 등과 같은 자산을 활용한 전환형펀드도 선보이고 있다. 실적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 단기에 상승 모멘텀이 있는 특정 업종에 투자하거나 가격의 변동성이 큰 원자재 등에 투자할 때도 전환형펀드는 아주 유용한 투자수단이다. 이러한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는 향후 전망이 양호해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변덕스러운 시장흐름과 투자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투자성과를 결정짓는 환매시기를 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곤 했다. 하지만 애초에 정해놓은 수익을 달성할 경우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전환형펀드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좋은 투자대안인 셈이다.

홍성용의 펀드클리닉 <삼성증권 컨설팅지원팀장 sy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