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도시개발공사의 독특한 부동산개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초대형 아파트형 공장을 건설하면서 우량한 재무적 투자자를 직접 끌어들여 사업 안정성을 높인 것은 물론 비용 측면에서도 거품을 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건설사 지급보증을 전제로 사업자금(PF ·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금융권에서 끌어들이는 방식과 크게 차이난다.

화제의 사업 현장은 바로 하남 풍산지구에 들어서고 있는 첨단 아파트형 공장 '아이테코(ITECO)'다.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이 아파트형 공장은 연면적이 19만7788㎡로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 크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별도로 세워진 미래KDB에코시티 관계자는 "수도권 동부지역에서는 가장 큰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테코는 최근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기 악화 속에서도 지난 3월 분양에 들어간 지 5개월 만에 분양률이 70%(면적 기준)를 넘어섰다. 600여개의 사무실 및 공장 중에서 360여개가 주인을 찾았다. 완공 시기는 내년 11월이다.

분양 호조 배경에는 독특한 자금조달 방식,뛰어난 교통시설,아름다운 건축미관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하남시도시개발공사는 일반적인 PF를 거부했다. 사업 안정성과 비용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박원봉 하남시도시개발공사 사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재무적 투자자 유치였다.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김병훈 하남시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새로운 방식의 자금조달을 통해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 및 공공성 확보,적정 사업 이익 확보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불황 여파로 많은 건설사 주도의 기존 사업이 PF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이테코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남시도시개발공사는 이같이 독창적인 사업 추진을 통해 지난해 부채비율을 6.8%로 낮추고 영업이익 166억원,당기순이익 13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사업구조를 통해 아이테코는 서울 지역보다 최대 절반가량 저렴한 3.3㎡당 400만원 선의 분양가로 사무실과 공장을 공급하고 있다.

건물도 최첨단으로 꾸몄다. IT(정보기술)기업들이 많이 입주하는 점 등을 감안해 외관을 디지털풍으로 설계했다. 내부에는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수시스템을 통해 버려지는 물을 다시 한번 더 정화해 변기용 물로 사용하도록 했고 빗물을 받아 조경용 등으로 쓸 예정이다.

특히 옥상에 대형 정원을 조성하고 왕복 900m의 조깅트랙을 만들어 입주업체 직원들이 건강과 휴식을 함께 챙길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1층 로비에서 10층 천장까지 볼 수 있도록 뚫어 고급 호텔 로비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방침이다.

교통도 뛰어나다. 아이테코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상일 인터체인지 방향으로 5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서울 올림픽대로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상일IC 및 강일IC에서 중부고속,서울외곽순환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진입도 손쉽다.

아이테코 입주업체들은 취득 · 등록세 전액 면제,재산세는 향후 5년간 50% 감면 등의 세금 혜택을 받게 된다. (031)796-8030~3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