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등에선 주상복합건물 오피스 쇼핑센터 등 상업지역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현재 투자 예정액 2조원의 90% 정도는 이미 준비가 돼 있죠."

지난 3월 코트라(KOTRA)와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대규모 투자의향서(LOI)를 맺어 관심을 집중시켰던 일본계 사모펀드 바나월드의 사토 요스케 회장(65)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말했다.

코트라와의 LOI 체결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발표되지 않아 '투자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사토 회장은 "지난 5개월간 수면 아래에선 투자 준비를 착착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워낙 대규모 투자인데다 여러 사모펀드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동시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진행 상황을 일일이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코트라와 LOI를 체결한 이후 뚜렷한 진전이 없어 보였는데.

"당시 코트라와의 LOI 체결이 한국 언론에 예상밖으로 크게 보도되면서 당황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에이전트(대리 회사)와 코트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면이 있다. 하지만 투자의지나 계획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

▼코트라와 LOI를 체결할 땐 총 투자액을 30억달러(당시 환율로 4조5000억원)라고 밝혔었는데, 투자액을 2조원으로 왜 줄였나.

"당시엔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테크노파크에 투자하는 것을 염두에 뒀었다.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그곳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복합단지로 용도가 확정돼 있어 상업지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가 관심 있는 건 상업지역이다. 그래서 송도국제도시 외에 청라지구를 포함해 투자 후보지를 다시 물색했다. 현재 3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하면서 투자 규모도 좀 줄였다. "

▼일본계 사모펀드의 한국 부동산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이례적이다. 그래서 지난 3월엔 엔고(高)-원저(低)의 환차익을 노린 투자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단기적인 환차익을 노리고 한국에 투자하는 건 아니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송도국제도시 등의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하는 것이다. 또 전체 투자액이 모두 엔화자금도 아니다. 그중 10~20%가 바나월드의 순수한 엔화 투자자금이고, 나머지는 미국 유럽 등 다른 사모펀드를 유치해 투자하는 것이다. "

▼한국의 송도국제도시 외에 다른 나라 부동산에도 투자한 경력이 있나.

"필리핀 마닐라에 건설될 대규모 카지노시설에 투자 · 참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총 6만평에 라스베이거스식 대규모 호텔과 카지노 시설이 들어가는 단지 개발로 약 5조~6조원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여기에 일본의 게임기 업체인 세가(SEGA) 등과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