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가 '20세기 최고의 골퍼' 잭 니클로스(69 · 이상 미국)가 갖고 있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우즈는 이미 20대에 올린 승수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시점에서는 니클로스를 앞질렀다. 정규 투어 통산 우승 횟수는 이르면 올해,늦어도 내년에 니클로스를 앞지를 것이 확실시된다. 니클로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도 3~5년 내에 경신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파70)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하며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이 대회에서만 일곱 번째 우승이고,미국 PGA투어 통산 70승째다.

미국 PGA투어 개인 최다승 기록은 샘 스니드가 보유하고 있는 82승이고,그 다음은 니클로스의 73승이다. 우즈는 현재 이 부문 3위이지만,니클로스의 기록을 깨고 2위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우즈는 현재 34세이고,니클로스는 40세 때 70승을 올렸기 때문이다.

우즈 자신이나 골프계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문은 메이저대회 최다승 경신 시점이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통산 14승으로 니클로스에게 4승차로 다가서 있다. 이르면 2~3년 내에 우즈가 메이저 18승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우즈는 특히 최근 2주 연속 우승한 기세를 타고 13일 오후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PGA챔피언십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즈는 올 시즌 벌어진 3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고,3주 전 끝난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커트탈락했다.

한편 이번 대회 우즈와 해링턴의 명암은 16번홀(파5 · 길이 667야드)에서 갈렸다. 선두 해링턴과 3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우즈는 15번홀까지도 해링턴에게 1타 뒤졌다. 그러나 우즈는 결정적 순간 최고의 샷을 날렸고,해링턴은 스스로 무너졌다. 우즈는 홀까지 178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 세 번째 샷을 홀 옆 30㎝ 지점에 붙여 버디로 연결했다. 그 반면 세 번째 샷을 그린 뒤 러프에 빠뜨린 해링턴은 네 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 워터 해저드까지 가버렸다. 트리플 보기.우즈는 단숨에 3타 앞서 나갔고,18번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버디로 장식하며 팬서비스를 했다.

두 선수는 신중한 경기 운영 탓인지 플레이를 지연시켰다. 16번홀에서 플레이할 즈음 바로 앞조 선수는 18번홀 페어웨이를 가고 있었다. 깐깐하기로 정평난 유러피언투어 경기위원장 존 파라모는 16번홀에서 두 선수에게 '슬로 플레이를 경고한다'는 의미로 스톱워치를 갖다댔고,그 바람에 해링턴이 서둘러 샷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즈조차 "큰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챔피언조에까지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해링턴은 "플레이 속도를 정한 규칙은 규칙으로서 인정한다. 16번홀의 실수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겠다. 이번 주 USPGA챔피언십에 집중하겠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