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한국은 아시아에 있는 나의 집과 같은 곳이죠.'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인 '지킬 앤 하이드'에서도 주인공으로 한국 관객을 만날 수 있어 영광입니다. "

브래드 리틀(Brad Little · 44 )이 가면을 벗는다.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으로 더 유명한 그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 '지킬'역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는 15일 마산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28일부터 9월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팀의 첫 내한 공연을 위해서다.

'팬텀' 역을 세계 최장기 동안 맡기도 했던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깊이 있는 연기로 브로드웨이에서 '역대 최고의 지킬'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도 그의 공식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는 팬텀 역으로 전 세계에서 2200회 넘게 무대에 서왔다. 아직도 '지킬'보다는 '팬텀' 역이 몸에 배어 있을 법하다.

"팬텀으로 처음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지만,이제 지킬 역으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돼 기뻐요. 특히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추진력 있고 힘 있는 음역대를 갖고 있어 열정 넘치는 한국 관객과도 딱 맞을 것 같아요. "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한국 관객들은 굉장히 전문적이고 열정적"이라며 "세계 어디에도 이처럼 완벽한 팬들이 없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극장에 오기 전에 관람할 뮤지컬에 대해 연구하고 오는 한국 관객들은 무대에 선 배우들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배터리 같은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지킬 앤 하이드'의 메시지에 대해 "이 뮤지컬은 선과 악의 양면을 모두 갖고 있는 우리와 세계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다층적 읽기가 가능한 멋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어린 시절 농구선수를 꿈꿨던 그는 6~7세 무렵 아버지가 주연했던 뮤지컬 '카멜롯'에 출연하면서 뮤지컬의 매력에 빠졌다. 스물세 살 때인 1988년 '애니싱 고우스'에 출연하면서 전미 투어 공연을 하고 브로드웨이에도 입성했다.

'지킬 앤 하이드' 투어 공연을 마친 뒤 리틀은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은 신작 뮤지컬 '티어스 프롬 해븐(Tears from Heaven)'에서 주인공 그레이슨 대령을 맡아 옥주현 등 한국 배우들과 공연할 예정이다. (02)6925-0013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