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의 그린 카 기술은 일본 경쟁사보다 10년 안팎 뒤져 있다. 그렇지만 올해 하이브리드 카 시대를 연 것을 시작으로 기술 격차를 급속히 줄이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업체들과는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우리에게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이현순 현대 · 기아자동차 부회장)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국내에서 그린 카 시대를 선도하는 업체는 현대 · 기아차다. 현대 · 기아차는 약 2500억원을 투자,세계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카인 '아반떼 LPi'와 '포르테 LPi'를 내놨다. 이 자동차를 살 경우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는 데 이어 과천시 등 지방자치단체도 별도의 보조금을 지급키로 해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카의 대중화 시대를 열 기틀이 마련됐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중형차급 하이브리드 카로 북미 시장에 도전한다. 한 해 3만대의 하이브리드 카를 생산해 도요타 혼다 등과 경쟁을 벌일 계획이다. 2012년엔 하이브리드 카 전용 모델을 출시하고 가정에서 충전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도 2013년부터 판매한다. 수소연료 전지차도 현대 · 기아차가 주력하는 분야다. 내년께면 연료전지차 부품의 99%를 국산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1년 말 준중형급 전기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속형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르노-닛산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를 생산,국내외에서 판매한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중 처음으로 작년 말 친환경차 핵심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 카 부품 개발에만 1000여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60여명인 관련 분야 연구개발(R&D) 인력도 20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6월엔 완성차 전자장비 전문업체인 현대오토넷을 합병,부품 전자화에 시동을 걸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공동기획 한경 KOTRA 딜로이트 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