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MIT 미디어랩 "입는 컴퓨터 다음은 촉각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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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지는 디스플레이,웨어러블(착용식) 컴퓨터,3차원 홀로그램 등의 연구로 유명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이 한국을 찾았다. 독창적인 연구 방법론을 한국에 소개하고 다양한 기술을 국내 환경에 적용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미디어 아트의 세계적 석학인 이시이 히로시 교수와 웨어러블 컴퓨터 연구로 유명한 조 파라디소 교수 등이 참석,기조 연설을 했다. 500여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이시이 교수는 준비한 동영상을 통해 '촉각을 통한 정보 처리' 기술을 선보였다.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장갑 모양의 컴퓨터 장치를 손가락에 낀 상태로 허공에 있는 가상 스크린을 클릭,각종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이시이 교수는 손가락으로 한쪽 컴퓨터의 데이터를 빼내 다른 한쪽의 컴퓨터로 던지자 데이터가 옮겨지는 장면을 보여줬다.
실제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 없이 손가락이나 시각으로 사진과 문서 등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미래의 컴퓨팅 환경을 제시한 것이다. 파라디소 교수는 사람의 신체 동작에 따라 가상 현실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웨어러블 컴퓨팅 기술을 선보였다.
월터 벤더 전 MIT 미디어랩 소장은 영상 강의를 통해 한국 학생들에게 "상상과 실현은 동전의 앞 · 뒷면과도 같은 것"이라며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표출하면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T 미디어랩은 11일부터 3일간 서울 동숭동 제로원 디자인센터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뒤 국내 연구진들과의 공동 작업 결과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서울대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의 학생 120여명이 참가하며 MIT 미디어랩,하버드대 등에서 연구를 진행한 12명의 한국 연구진들이 아이디어 개발 등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1985년 설립된 MIT 미디어랩은 예술 공학 등 기초 학문과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이종 학문 간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미래 사회를 디자인하는 '상상력의 천국'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 현재 130여명의 연구원들이 있으며,이 가운데 한인 연구원은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미래와 산업을 디자인하는 주요 도구"라며 "외국과 국내 학생 간 학문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워크숍 정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