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광화문 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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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자유' 핑계로 정치적 이용 안돼…문화ㆍ웃음 넘치는 명품공간 만들길
며칠 전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을 가봤다. 황량했던 아스팔트 공간이 시민들이 휴식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의 300여개 노즐에서 일제히 뿜어 나오는 분수,20만여 송이 꽃들로 장식된 '플라워 카펫'정원,조선 건국부터 현대사까지 굵직한 역사 사건을 연표로 새겨놓은 광장 양편에 흐르는 작은 인공개울,꽃 장식으로 덮여 있는 대형 해치상 등.이 모든 것들이 광화문,경복궁,북악산으로 이어지는 탁 트인 경관과 아주 잘 어울렸다.
많은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시민들의 얼굴은 밝고 행복해 보였다. 솟아오르는 분수 속에 옷을 입은 채 뛰어드는 아이들,손에 손을 잡고 산책하는 가족들,여기저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연인들로 생기가 넘쳤다. 우리도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나 프랑스 파리의 샹제리제 거리에 비해 손색이 없는 명소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서울시는 이곳에서의 집회나 시위를 제한했다. 시민들이 휴식하고 즐기는 공간을 폭력 시위꾼에게 내어 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작년 5월부터 석 달 동안 도심이 광우병 촛불시위 세력에게 점령당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었나.
서울시의 집회와 시위에 대한 제한을 두고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라고 비난하며 시위했다.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미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는데,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라니…. '시민'이라는 집단명사 뒤에 숨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다.
시민의 구성원은 개개인이다. 개개인은 매우 다양하다. 생각과 성향이 각기 다르다. 정치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도 있고,가족과 평화롭게 산책하고 싶은 사람,연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사람,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광화문 광장은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나와 다른 생각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자유란 내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나의 자유스러운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때만 의미가 있다. 나의 자유가 중요하면 다른 사람들의 자유도 중요하다. 나의 자유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내 표현의 자유가 다른 사람이 평안하게 휴식과 여유를 즐길 자유를 방해한다면 그것은 사회악(社會惡)이다. 표현의 자유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표현은 폭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악플이 제한된다. 악플과 마찬가지로 폭력적 시위와 집회는 제한되는 것이 마땅하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제어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화로운 시민사회는 이뤄지기 어렵다.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 힘과 강제력을 사용해 그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국가다. 사람들이 사회생활의 규칙들을 준수하도록 하는 규칙이 법률이며,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책임을 맡는 기관이 정부다. 서울시는 지방정부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불법시위와 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시민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집회와 시위를 제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광화문광장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시민들의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놔두자.아이들의 웃음소리,가족들의 행복,연인들의 사랑이 넘치는 그런 장소로 놔두자.트라팔가 광장과 샹제리제 거리처럼 세계인이 스스로 찾아오는 명품 장소로 만들자.
안재욱 <경희대 대학원장·경제학/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많은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시민들의 얼굴은 밝고 행복해 보였다. 솟아오르는 분수 속에 옷을 입은 채 뛰어드는 아이들,손에 손을 잡고 산책하는 가족들,여기저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연인들로 생기가 넘쳤다. 우리도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나 프랑스 파리의 샹제리제 거리에 비해 손색이 없는 명소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서울시는 이곳에서의 집회나 시위를 제한했다. 시민들이 휴식하고 즐기는 공간을 폭력 시위꾼에게 내어 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작년 5월부터 석 달 동안 도심이 광우병 촛불시위 세력에게 점령당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었나.
서울시의 집회와 시위에 대한 제한을 두고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라고 비난하며 시위했다.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미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는데,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라니…. '시민'이라는 집단명사 뒤에 숨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다.
시민의 구성원은 개개인이다. 개개인은 매우 다양하다. 생각과 성향이 각기 다르다. 정치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도 있고,가족과 평화롭게 산책하고 싶은 사람,연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사람,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광화문 광장은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나와 다른 생각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자유란 내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나의 자유스러운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때만 의미가 있다. 나의 자유가 중요하면 다른 사람들의 자유도 중요하다. 나의 자유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내 표현의 자유가 다른 사람이 평안하게 휴식과 여유를 즐길 자유를 방해한다면 그것은 사회악(社會惡)이다. 표현의 자유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표현은 폭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악플이 제한된다. 악플과 마찬가지로 폭력적 시위와 집회는 제한되는 것이 마땅하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제어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화로운 시민사회는 이뤄지기 어렵다.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 힘과 강제력을 사용해 그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국가다. 사람들이 사회생활의 규칙들을 준수하도록 하는 규칙이 법률이며,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책임을 맡는 기관이 정부다. 서울시는 지방정부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불법시위와 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시민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집회와 시위를 제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광화문광장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시민들의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놔두자.아이들의 웃음소리,가족들의 행복,연인들의 사랑이 넘치는 그런 장소로 놔두자.트라팔가 광장과 샹제리제 거리처럼 세계인이 스스로 찾아오는 명품 장소로 만들자.
안재욱 <경희대 대학원장·경제학/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