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돈 풀어 쌀값 하락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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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통해 10만t 매입키로, 비축미 70만t 처리 비상
정부가 재고 급증에 따른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농협중앙회를 통해 시중의 쌀 10만t을 매입하기로 했다. 사실상 정부 돈을 풀어 시장에 넘쳐나는 쌀을 사들여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쌀 가격 안정대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농협중앙회를 통해 시중에 남아도는 쌀을 매입하는 것은 2005년(9만1000t) 이후 4년 만이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농가와 지역농협이 갖고 있는 2008년산 쌀 10만t을 시장가격에 매입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가 자체 자금 1700억원을 이용해 쌀을 사들이되 매입한 쌀을 처분할 때 생길 수 있는 가격손실분은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농협중앙회를 통해 매입한 쌀을 군대 학교 교도소 등 공공용으로 우선 공급하는 대신 시장에 직접 방출하는 물량은 최소화해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시중 쌀 매입에 나선 것은 재고 물량 증가에 따른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통상 쌀 가격은 수확기(10~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이듬해 수확기 이전까지는 오름세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엔 완전히 다른 가격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인 10월 16만3280원이던 쌀 가격(80㎏ 기준)은 올 들어 계속 하락해 본격적인 수확기를 두 달여 앞둔 이달 5일에는 15만2728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은 "지난해 쌀 수확량(484만3478t)이 200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풍년이 들면서 재고 물량이 급증해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2005년 80.7㎏에서 지난해 75.8㎏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가격 하락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쌀 매입으로 시중 가격이 예년과 같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 재고처리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부가 자연재해나 전쟁 등 식량위기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공공비축미 물량은 2007년 59만6000t에서 지난해 60만9000t,올해 70만t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엔 72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쌀값 안정과 재고 조절을 위해선 매년 학교 및 군대 급식용으로 공공비축미를 풀어야 하는데 쌀 소비 감소로 정부 비축 물량만 늘고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비축 물량이 증가하면서 관리 비용도 덩달아 급증할 우려가 있다"며 "쌀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 진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쌀 가격 안정대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농협중앙회를 통해 시중에 남아도는 쌀을 매입하는 것은 2005년(9만1000t) 이후 4년 만이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농가와 지역농협이 갖고 있는 2008년산 쌀 10만t을 시장가격에 매입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가 자체 자금 1700억원을 이용해 쌀을 사들이되 매입한 쌀을 처분할 때 생길 수 있는 가격손실분은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농협중앙회를 통해 매입한 쌀을 군대 학교 교도소 등 공공용으로 우선 공급하는 대신 시장에 직접 방출하는 물량은 최소화해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시중 쌀 매입에 나선 것은 재고 물량 증가에 따른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통상 쌀 가격은 수확기(10~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이듬해 수확기 이전까지는 오름세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엔 완전히 다른 가격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인 10월 16만3280원이던 쌀 가격(80㎏ 기준)은 올 들어 계속 하락해 본격적인 수확기를 두 달여 앞둔 이달 5일에는 15만2728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은 "지난해 쌀 수확량(484만3478t)이 200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풍년이 들면서 재고 물량이 급증해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2005년 80.7㎏에서 지난해 75.8㎏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가격 하락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쌀 매입으로 시중 가격이 예년과 같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 재고처리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부가 자연재해나 전쟁 등 식량위기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공공비축미 물량은 2007년 59만6000t에서 지난해 60만9000t,올해 70만t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엔 72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쌀값 안정과 재고 조절을 위해선 매년 학교 및 군대 급식용으로 공공비축미를 풀어야 하는데 쌀 소비 감소로 정부 비축 물량만 늘고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비축 물량이 증가하면서 관리 비용도 덩달아 급증할 우려가 있다"며 "쌀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 진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