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여야가 치열하게 싸우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카메라가 꺼지면 언제 싸웠냐는 듯 '친구 친구'하며 티타임을 갖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현안도 이 과정에서 해결되곤 합니다. "

한국계 첫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인 연아 마틴씨(한국명 김연아 · 45)는 "국민의 시종인 의원들끼리 해결 못할 사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열린 '2009 세계 한인차세대대회' 참석차 고국을 방문한 그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한국 국회의 폭력상이 온 세계에 보도돼 놀랐다"며 "캐나다 역시 드라마틱할 정도로 토론이 격렬하게 이뤄지지만 의원들끼리 멱살을 잡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마틴 상원의원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정치인들을 몇 명 만났는데 모두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고 훌륭했다"면서도 "하지만 정치권 전체로는 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디어법 논란 등으로 여야가 격렬한 대치를 한 것을 두고 "여야를 넘어서서 의원 모두가 우정과 동료애에 기반해 대화한다면 해결책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7세 때 밴쿠버로 건너가 20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그는 한인 1.5세들의 비영리단체 'C3'결성에 앞장서왔다. 지난해 하원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그는 당시의 열의를 눈여겨본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로부터 지난 1월 직접 '상원에서 활동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후 8개월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캐나다 항공자유화 협정을 발효시키는 등 중견정치인 못지않은 정치력을 발휘했다.

그는 "직접 정치권에 와서 보니 정치인 한 명 한 명의 책임감과 성실성이 엄청났다"며 "지역구가 있는 하원의원은 상원의원보다 세 배 바쁘다는데 어떻게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75세까지 종신 상원으로 활동하게 될 그는 "매주 몇 번씩 오타와와 밴쿠버를 5시간씩 왕복하면서 한인 사회와 캐나다를 잇는 다리가 되고자 노력한다"며 "국민 앞에서 투명하고 순수하게 자기 자신을 보이는 것이 상원의원의 삶"이라고 전했다. 그는 "20년 만에 한국을 찾았는데 외적으로는 캐나다와 아무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동적이고 정이 많은 한국이 정치권에서도 장점을 발휘한다면 효과적인 대화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캐나다 의회 안에 '코리아팀'을 구성,한국과의 정치 경제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