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옵션만기일(13일)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등 선물 투자자들이 뚜렷한 '사자' 우위를 보이지 않아 신규 프로그램 매수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반면 매물로 나올 물량도 많지 않은 탓에 큰 변수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800억여원을 사들이며 20일 연속 매수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1992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대량의 주식을 바스켓으로 매매하는 비차익거래는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지만 선 · 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강세가 지속되면서 차익거래로는 2500억원가량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강송철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날 선물시장에서 사흘 만에 매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이달 들어 이렇다 할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프로그램 역시 하루이틀 간격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그간 사모은 주식에 대한 위험 회피를 위해 선물을 매도할 가능성이 더 커 외국인 매수로 선물가격이 뛰면서 프로그램 '사자'가 유입될 여지는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 · 현물 간 가격차가 급격히 좁혀질 경우 오히려 지난달 중순 이후 유입된 6000억원가량의 차익거래 매수 물량이 옵션 만기 등을 계기로 단기적인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한 달 새 매도차익 잔액이 4조9000억원대로 크게 불어났지만 이 역시 청산(주식 매수 · 선물 매도)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윤선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합성선물들의 가격이 매도차익거래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현물에서 선물로 바꿔 타는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매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상승 추세에 있을 때는 베이시스의 변동성이 줄어들게 마련이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옵션만기일보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과 향후 전망에 대한 코멘트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4분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당장 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FOMC 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의 향방이 지수 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