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전일대비 33센트(0.5%) 떨어진 배럴당 70.6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12센트 내린 배럴당 73.4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은 건국기념일로 휴장해 두바이유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국제유가는 오는 11~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정할 기준금리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며 뉴욕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과 흐름을 같이 했다.

팀 에번스 씨티선물 애널리스트는 "석유 시장은 확고한 가격 방향성을 잃은 채 움직이고 있다"며 "최근 유가와 가장 큰 상관 관계를 보이는 것은 미 달러화와 뉴욕 증시 정도"라고 분석했다.

브래드 샘플스 서미트 에너지 애널리스트도 "최근 석유시장은 주식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달러화 강세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유로화 대비 미 달러환율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고조되며 전일 대비 0.35% 하락한 1유로당 1.41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FRB가 이번 회의에서 사실상 제로(0) 수준의 기준 금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경우, 유가는 달러화 강세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호세 보텔로 바스콘셀로스 회장은 "현 수준의 유가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배럴당 70달러 수준이 되어야 적정 투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해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오는 9월 OPEC 회의를 앞두고 나온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업계는 OPEC가 유가 인상을 위한 감산 조치 등을 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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