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수출예정인 신형 쏘나타(개발명 YF)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에드먼즈닷컴 등 미국 현지 자동차 전문 언론과 블로그들은 최근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테스트 주행 중인 모습을 포착해 제원과 출시예정일 등을 소개했다.

특히 일부 매체에 따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포드 퓨전, 닛산 알티마와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등 경쟁 차종과 비교 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돼 향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벌어질 '한 판 승부'를 예고했다.

국내 출시에 앞서 2010년 말 북미시장에서 먼저 등장할 예정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에 수출하는 첫 번째 친환경차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가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 뉴욕오토쇼에서다. 당시 등장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하이브리드차 '누비스'는 2400cc엔진과 30Kw 전기모터로 228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컨셉트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 출시된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특성상 연료비 등 유지비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액화석유가스(LPG)를 주 연료로 삼았으며 직분사 방식을 통해 동력성능을 높였다. 개발단계에서부터 수출을 염두에 둔 모델은 아니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주 연료로 가솔린을 쓴다. 여기에 LG화학과 공동개발한 차세대 리튬폴리머전지를 탑재한다. 전지의 용량은 5.3Ah, 전압은 270V로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180V 전지보다 높다. 동력원으로는 직렬 4기통 2400cc 세타 II 엔진과 30Kw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현대차 남양연구소가 개발한 6단 변속기가 달린다.

현대차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걸고 있는 기대는 남다르다.

이현순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가 최근 펴낸 '하이브리드 R&D 스토리'를 통해 "2010년에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중형 차종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북미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2013년 이후 가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인근지역 내에서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개발과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개발 총괄본부장인 양웅철 현대기아차 사장은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뛰어난 성능의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LPi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년 '풀 하이브리드' 방식인 '쏘나타급'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해 글로벌 경쟁에 합류할 것"이라며 "비록 일본 업체에 비해 조금 늦게 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에 출시하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는 세계 최고 수준인 도요타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자동차 전문지 인사이드라인에 따르면 존 크라프칙 현대차 북미법인(HMA) 사장은 "2010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2011년형 쏘나타(YF)를 공개할 것"이라며 "매우 힘있고 과감한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혼다의 어코드, 도요타 캠리 등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여타 중형세단과는 차별화 된 모습일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