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역에서 전철로 30분 걸리는 가메오카시에 스프레드사가 운영하는 초고층 식물공장이 있다. 15m 높이의 식물공장에는 12층짜리 선반식 재배장이 빼곡히 설치돼 있다. 이 곳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양상추 배추 상추 등을 생산하고 있다. 초기 생산량은 하루 6000포기였으나 최근 1만2000포기까지 늘어났다.

양상추의 경우 생산비가 100g당 120엔에서 90엔까지 떨어졌고 재배기간도 50일에서 40일로 짧아져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판매가는 100g당 158엔으로 일반 양상추(128엔)와 큰 차이가 없다.

요즘 일본에서는 공장에서 식물을 재배해 출하하는 일명 '식물공장'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식물공장에서 출하되는 제품은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데다 이물질 이입을 철저히 막아 식품안전에 까다로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 등 생산 이력이 확실하다는 게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요 변동으로 가격이 급등락하는 야채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식물공장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8월 현재 일본에서 식물공장은 50개를 넘어섰고,시장 규모는 100억엔(약 1280억원)을 돌파했다.

대기업들은 새로운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앞다퉈 식물공장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철강업체인 JFE홀딩스는 연초 이바라키현에 대규모 식물공장을 준공했다. 다이세이건설도 농업벤처를 통해 식물공장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쓰비시그룹은 하이테크 농업회사인 다이요흥업을 최근 매수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지난 6월 식물공장연구회를 발족했다. 이 연구회에는 아사히가라스 다이킨 오지제지 등 다양한 업종의 74개사가 참여해 공동으로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기업들이 농업을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