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작심 1년' 만에 LCD 교차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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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양사에 윈윈" 설득…25일 공식계약 체결
지난해 10월 서울 역삼동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건물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관련 임원 8명이 모였다. 지식경제부의 주선으로 LCD패널 교차구매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분위기는 어색하기만 했다. LCD TV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두 회사의 임원들은 "물꼬를 트긴 터야 하는데…"라면서도 협력 방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두 회사의 입장이 워낙 불투명해 당시만 해도 성사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모니터용 패널 4만대씩 구매키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협력 논의를 시작한 지 1년.양사는 마침내 의견조율에 성공,LCD패널의 일부 물량에 대한 교차구매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오는 25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남용 LG전자 부회장,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구매계약을 체결한다.
교차구매는 다음달부터 본격화한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매월 4만장씩 구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LG디스플레이의 17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같은 수량만큼 사들이기로 했다.
두 회사가 상대방으로부터 사는 물량은 연간 1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주로 대만 업체로부터 부족한 패널을 구입했던 삼성과 LG가 매월 4만장의 패널을 상대 회사에서 사들일 경우 연간 600억원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차구매를 통해 충당하는 패널 물량은 양사 모니터 생산량의 2~3%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500만대,LG전자는 1500만대 가량의 모니터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교차구매 대상을 한 종류의 모델부터 시작하기로 LG와 합의했다"며 "교차구매 품목과 수량을 늘리는 문제는 협력의 효과가 검증된 후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 패널 부분의 협력이 시작되면 상대 회사의 협력업체가 만든 LCD 생산장비를 사들이는 '장비 교차구매'에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노력…1년여 만에 결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이 성사된 데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과 임채민 1차관의 끈질긴 설득도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교차구매'에 대한 협력 방안을 찾아 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전략'에 교차구매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실제 두 회사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 모두 초기엔 정서적인 거부감이 강했다. 이 장관과 임 차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양사 경영진을 만나 '부족한 물량을 대만과 일본에서 구매하지 말고 국내 기업끼리 주고 받는다면 국가적으로 좋은 일 아니냐'고 설득했고,두 회사 간 협력 논의도 조금씩 진전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규격이 표준화돼 있고 기술적인 차이도 적은 모니터용 패널부터 협력이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당초 추진했던 TV용 패널 교차구매는 기술과 표준이 많이 달라 시간을 두고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시훈/송형석 기자 bada@hankyung.com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두 회사의 입장이 워낙 불투명해 당시만 해도 성사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모니터용 패널 4만대씩 구매키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협력 논의를 시작한 지 1년.양사는 마침내 의견조율에 성공,LCD패널의 일부 물량에 대한 교차구매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오는 25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남용 LG전자 부회장,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구매계약을 체결한다.
교차구매는 다음달부터 본격화한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매월 4만장씩 구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LG디스플레이의 17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같은 수량만큼 사들이기로 했다.
두 회사가 상대방으로부터 사는 물량은 연간 1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주로 대만 업체로부터 부족한 패널을 구입했던 삼성과 LG가 매월 4만장의 패널을 상대 회사에서 사들일 경우 연간 600억원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차구매를 통해 충당하는 패널 물량은 양사 모니터 생산량의 2~3%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500만대,LG전자는 1500만대 가량의 모니터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교차구매 대상을 한 종류의 모델부터 시작하기로 LG와 합의했다"며 "교차구매 품목과 수량을 늘리는 문제는 협력의 효과가 검증된 후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 패널 부분의 협력이 시작되면 상대 회사의 협력업체가 만든 LCD 생산장비를 사들이는 '장비 교차구매'에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노력…1년여 만에 결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이 성사된 데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과 임채민 1차관의 끈질긴 설득도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교차구매'에 대한 협력 방안을 찾아 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전략'에 교차구매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실제 두 회사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 모두 초기엔 정서적인 거부감이 강했다. 이 장관과 임 차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양사 경영진을 만나 '부족한 물량을 대만과 일본에서 구매하지 말고 국내 기업끼리 주고 받는다면 국가적으로 좋은 일 아니냐'고 설득했고,두 회사 간 협력 논의도 조금씩 진전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규격이 표준화돼 있고 기술적인 차이도 적은 모니터용 패널부터 협력이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당초 추진했던 TV용 패널 교차구매는 기술과 표준이 많이 달라 시간을 두고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시훈/송형석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