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렉서스 영업사원 시절 구입했던 수입차를 작년 2월 잃어 버렸습니다. 리스승계 과정에서 사기당했기 때문이죠.결국 그 해 11월 1500만원을 손해보고 제 차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아예 전문적인 리스승계 사업을 시작했죠."

최근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승은 플러스인모션 대표(31 · 사진)는 작년 자신이 당했던 사기사건 얘기부터 꺼내놓았다. 워낙 기가 막힌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입차를 처분하기로 마음먹었던 이 대표는 인터넷을 통해 중고차 매매업자를 만났다. 리스로 차를 구매했던 터라 이를 승계할 사람이 필요했다.

이 매매업자에게 위탁판매를 맡긴 지 두 달 째부터 그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모든 서류를 넘긴 상태였고,리스료는 연체되기 시작했다. 이 대표 스스로 판매를 위탁했기 때문에 경찰에 도난신고를 해도 접수조차 되지 않았다. 법적 보호를 받을 수단이 없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사설 탐정을 고용,사기조직을 추적한 끝에 자신의 차가 사채업자 손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500만원을 주고서야 차를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수입차 구매자의 상당수가 리스방식으로 거래하는데,이 중 90% 이상은 중고차로 팔 때 매매업자에게 위탁판매를 맡기고 있다"며 "사기당할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비즈니스 모델은 '수입차 리스승계 대행'이다. 리스 계약이 보통 3년 단위여서 계약기간 안에 차를 팔기 위해선 반드시 새 구매자에게 리스 조건을 승계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새 구매자는 최초 구입자의 리스 계약과 똑같은 조건으로 만료일까지 월 리스료를 불입하게 된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직거래로 사고팔 때 리스승계 과정을 투명하게 대행해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고 있다. 올 초부터 리스플러스(www.leaseplus.co.kr)란 웹사이트를 열고 거래를 시작했다. 지금 등록된 매물 수는 150여대.매달 10여대씩 중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매달 이뤄지는 리스승계 건수가 2000대 안팎인데,이 중 20~30%를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리스 승계가 복잡한 금융거래를 수반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스 승계 절차는 △캐피털회사로부터 리스상환 계획표 받기 △판매대상 차량의 적정 가격 책정하기 △리스상환 계획표와 중고차 가격을 비교해 인수비용 정산하기 △구매자(리스 승계자)를 찾은 후 캐피털사로부터 승인심사 받기 △서류심사가 승인되면 캐피털사에서 직접 만나 승계하기 등이다.

그는"리스를 승계할 때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열쇠까지 맡기면 절대 안 된다"면서 "시세보다 좋은 조건으로 거래하자며 접근하는 중개업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실 이 대표의 본업은 자동차 휠 수입업이다. 패블러스란 일본산 고급휠을 수입해 한국타이어 전국 판매점을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 최고 800만~900만원(4개 기준)에 달할 정도로 비싼 제품이다. 앞으로 휠 수입업보다 리스 승계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