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 정책 방향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일단 FRB의 경기관이 다소 낙관적으로 돌아섰습니다.그러면서도 FRB는 양적 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 이례적인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FRB는 성명서를 통해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습니다.금융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가계 소비도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기업들의 재고 감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반해 실업이 증가하고 가계 소득이 늘어 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기업들의 투자도 아직은 부진한 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재정 정책에 힘입어 경제 활동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근 국제 유가 등 상품 가격이 올랐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물가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물가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경제 회복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다만 국채 매입 속도를 줄여 당초 9월 말로 잡았던 국채 매입 완료 시점을 10월 말로 늦추기로 했습니다.국채 매입 완료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는데요.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2분기 미 주택가격 1분기 대비 4% 상승

미국 경기 회복의 열쇠인 주택 시장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이날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분기 중 거래된 기존주택들의 중간 가격이 17만410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전년 동기 대비 15.6% 크게 하락한 것이지만 1분기에 비해선 4% 상승했습니다.연초 바닥을 형성한 주택 가격이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요.2분기 중 거래량도 476만채로 1분기 거래량 458만채를 웃돌았습니다.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가 살아났기 때문인데요.2007년 정점을 기록한 미국 집값은 그동안 약 30% 가량 하락했습니다.작년 한햇동안에만 집값 하락으로 인한 미국 가계 자산 손실 규모가 6조 달러에 달합니다.이밖에 FRB의 시장 개입에 따른 모기지 이자율 하락과 연방정부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8000달러 세액 공제) 등도 집값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주택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미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회복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물론 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서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실업자 증가로 압류가 여전히 늘고 있고 75만 달러 이상 고가주택은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따라서 두 세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미 주택 시장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