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여신과의 대화, 세계 금융위기와 그 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간 능력의 영광은 허무한 것이어라! 푸르름이 남아있는 동안은 아주 잠깐 뿐이다'
단테가 '신곡'에서 쓴 구절을 월가의 금융천재들이 진지하게 곱씹어봤다면 금융위기는 막을 수 있었을까?
전세계를 수렁에 빠뜨린 글로벌 금융위기의 속살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신간 '여신과의 대화, 세계 금융위기와 그 후'가 나왔다.
저자 차기태씨는 한겨레신문 공채 1기로 기자생활을 시작해 2004년 퇴직 후 현재 한경닷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겨레신문 재직 기간동안 절반 가량을 경제부에서 일했으며, IMF 외환위기 당시 취재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고전을 탐독해 온 저자는 '인간의 잘못'에 대해 '지혜의 여신, 칼리오페'와의 대화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이름 아래 무슨 일이 일어났고 또 현재 벌어지고 있는지, 그 속살을 짚어보면서 대안을 찾아나간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쓰는 데" 대한 고민을 드러냈으나, 그가 택한 대화체가 이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한 듯 싶다. 무엇보다 첨단 금융기법으로 빚어진 현상에 대해 그리스로마 신화 등 고전에서부터 파스칼, 장 자크 루소 등의 명문(明文)을 인용하며 본질과 잘잘못을 가리는 접근이 독특하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창의력이 커져도 고전이 주는 삶의 원칙과 교훈을 소홀히 하면 결국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듯 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금융위기가 어떻게 발단이 돼 전개됐으며, 각국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미국 정부가 낙관주의에 젖어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문제가 더 커진 과정,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독일이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차이, 경제침체 과정에서 드러난 수출 위주 경제의 한계와 내수의 중요성 등에 대한 분석이 눈길을 끈다.
또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논란과 향후 위기 수습 과정에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 나아가 군사력 의존 강화와 파시즘적 경향의 대두 가능성까지 따져본다.
마무리는 '이기심과 중용'에 대한 여신과 저자의 대화다. 지나친 자유시장주의로 인해 인간의 이기심이 한껏 발휘된 것이 금융위기이니, 이제는 적절한 법과 제도로 중용과 절제를 강제할 차례라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단테가 '신곡'에서 쓴 구절을 월가의 금융천재들이 진지하게 곱씹어봤다면 금융위기는 막을 수 있었을까?
전세계를 수렁에 빠뜨린 글로벌 금융위기의 속살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신간 '여신과의 대화, 세계 금융위기와 그 후'가 나왔다.
저자 차기태씨는 한겨레신문 공채 1기로 기자생활을 시작해 2004년 퇴직 후 현재 한경닷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겨레신문 재직 기간동안 절반 가량을 경제부에서 일했으며, IMF 외환위기 당시 취재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고전을 탐독해 온 저자는 '인간의 잘못'에 대해 '지혜의 여신, 칼리오페'와의 대화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이름 아래 무슨 일이 일어났고 또 현재 벌어지고 있는지, 그 속살을 짚어보면서 대안을 찾아나간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쓰는 데" 대한 고민을 드러냈으나, 그가 택한 대화체가 이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한 듯 싶다. 무엇보다 첨단 금융기법으로 빚어진 현상에 대해 그리스로마 신화 등 고전에서부터 파스칼, 장 자크 루소 등의 명문(明文)을 인용하며 본질과 잘잘못을 가리는 접근이 독특하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창의력이 커져도 고전이 주는 삶의 원칙과 교훈을 소홀히 하면 결국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듯 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금융위기가 어떻게 발단이 돼 전개됐으며, 각국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미국 정부가 낙관주의에 젖어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문제가 더 커진 과정,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독일이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차이, 경제침체 과정에서 드러난 수출 위주 경제의 한계와 내수의 중요성 등에 대한 분석이 눈길을 끈다.
또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논란과 향후 위기 수습 과정에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 나아가 군사력 의존 강화와 파시즘적 경향의 대두 가능성까지 따져본다.
마무리는 '이기심과 중용'에 대한 여신과 저자의 대화다. 지나친 자유시장주의로 인해 인간의 이기심이 한껏 발휘된 것이 금융위기이니, 이제는 적절한 법과 제도로 중용과 절제를 강제할 차례라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