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송도국제학교의 9월 개교가 무산됨에 따라 외국계 학교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과 학부모의 실망이 크다. 그러나 내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이 추진되는 외국계 교육기관들이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상당수여서 지금부터 입학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 학교들은 해외교육과정을 동일하게 가르치는 데다 영어 등 외국어와 해외문화를 익힐 수 있어 유학을 가지 않고도 글로벌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해외 명문대학과 동일한 교육과정

현재 국내에는 '네덜란드해운물류대학 한국분교(STC-K)'가 유일한 외국계 대학이다. 석사과정 40명 정원으로 인가받아 지난해 3월17일 개교했다.

내년 3월 개교 목표인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교(FAU) 부산분교는 올 하반기 인가를 받아 연말께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FAU는 1743년 독일 바이에른주에 설립된 국립대로 2006년 훔볼트재단 평가 때 독일 300개 대학 중 7위를 차지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도 해외대학이 속속 들어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미국 뉴욕주립대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2곳과 최종 설립협약을 체결,내년 9월 개교를 추진 중이다. 뉴욕주립대는 2008년 미국 대학순위 96위였지만 수학 (21위),컴퓨터공학(15위),화학(25위) 등에선 강세다. 경제학 · 물리학 · 의학 등 3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도 송도분교에 생명공학과 에너지 분야 등의 학과를 개설할 방침이다.

이들 대학은 한국 학생 선발시 본교의 외국인 학생 선발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고교성적,토플성적,자기소개서 등이 주요 전형요소로 알려져 있다.

◆초 · 중 · 고교도 대거 설립


유 · 초 · 중 · 고교 과정에서도 다양한 외국계 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대구국제학교는 미국 리아카데미(Lee Academy)가 직접 투자해 운영한다. 리아카데미는 미국 북동부 메인주에 1845년 설립된 사립학교로 최근 2년간 졸업생 95% 이상을 대학에 진학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명문사학인 '노스 런던 칼리지에이트 스쿨(NLCS)'은 2011년 3월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국제학교를 세운다. NLCS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10년 이상 상위 4위권 학교로 선정하는 등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외국교육기관'들에 내국인은 누구나 진학이 가능하다. 다만 내국인 입학은 정원의 3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거주 3년 등 내국인 입학자격 제한이 있는 '외국인학교'도 늘어난다. 현재 국내에서 45개 외국인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내국인 한도는 서울 30%,제주 50% 등 시 · 도별 조례에 따라 정원의 30~50%까지 허용된다. 미국 벤틀리스쿨은 제주시에 외국인학교 '벤틀리스쿨아시아'를 내년 9월 개교할 계획이다. 벤틀리스쿨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1920년 설립된 사립학교로 학생들의 SAT(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 평균이 1430점으로 매우 높다. 대학 진학률은 100%로 알려졌다.

◆해외 대학 진학에 유리

외국계 학교들은 국내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내 대학에 진학하려면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외국어를 익힌 뒤 해외 대학으로 유학하려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게 바람직하다.

NLCS와 벤틀리스쿨아시아는 국제적 학력인증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와 미국 학점선이수제(AP)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45개 외국인학교는 대부분 본국 학력만 인정받을 수 있으며 IB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서울외국인학교와 대전국제학교 등 두 군데 뿐이다.

이경림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인재육성과 사무관은 "외국계 학교들이 국어와 사회를 연간 102시간 이수하면 국내 학력을 인정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