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와 한화석유화학,호남석유화학 등 정유 ·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견 석유화학업체인 대한유화공업을 놓고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유화공업 지분 21.25%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펀드는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14일 마감할 예정이다. 인수 희망업체들은 국민연금펀드 지분과 함께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 유니펩 등의 지분(19.91%)을 추가 매입,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연금펀드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받을 수 있는 만큼 대한유화 오너 일가에 지분 매각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유화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연간 80만t 규모의 NCC(나프타 분해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폴리프로필렌(PP)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한유화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은 경영권 확보 외에 대한유화가 울산 온산공장에 보유하고 있는 49만5868㎡(15만평) 규모의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대한유화 인수는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검토해 왔던 사안"이라며 "가격과 인수조건이 맞는다면 인수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석유화학은 주력 생산 품목인 폴리에틸렌(PE) 폴리염화비닐(PVC) 외에 대한유화의 폴리프로필렌 사업 분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대한유화 측은 "대주주 일가의 지분 매각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아닌 대한유화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대주주 측에서 지분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