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가 지금보다 연비를 20% 이상 개선한 내연기관 자동차인 '스마트 그린카'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수소연료전지차 등에 이어 전기로만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 개발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현대 · 기아차는 1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녹색성장 추진전략'을 마련하고 친환경 · 고효율 그린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앞으로 2~3년 동안 친환경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친환경 관련 핵심 부품 개발 등을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그린카 개발 포트폴리오 확대

현대 · 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를 중심으로 그린카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개발비용 부담이 큰 전기차 개발도 앞당기기로 했다. 2011년부터 전기차 시험 운행에 돌입한 뒤 최대한 빨리 양산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는 급속 충전소 같은 인프라 구축 문제 등으로 상용화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미쓰비시 GM 등 해외 업체들이 앞다퉈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며 "지역별 · 국가별 · 업체별로 다르게 추진되고 있는 그린카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린카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로 주행 연비를 20% 이상 개선한 스마트 그린카를 내년부터 내놓기로 하는 등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는 작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차원에서 연비 기준이 엄격해지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스마트 그린카는 엔진 소형화와 경량화 소재를 차에 장착하는 동시에 각종 전기 · 전자기술도 접목,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자동차다.

지난달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한 데 이어 2010년부터 쏘나타 로체 등 중형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2012년부터는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고 일정한 거리까지는 전기로만 운행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미국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수소를 기반으로 전기를 발생시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수소연료전지차도 소량 생산체제를 구축,2012년께 투싼 및 스포티지 후속 모델을 통해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협력업체와의 공조도 강화

생산 단계부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1단계로 2012년까지 △에너지 사용량 축소 △폐열 재활용 △에너지 저소비형 공법 개발 등을 추진하고,2020년까지는 2단계 조치로 △신 · 재생에너지 도입 △에너지원 다변화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협력업체와의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협력업체들이 저탄소 경영 체제를 구축하거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진단 · 감축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갖추도록 지원한다는 것.협력업체들이 제품을 만들기까지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을 공정별로 기록하도록 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구축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까지 협력업체들과 친환경차 기술을 개발하는 데 2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