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 지금까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 유동성 확대)에 중점을 두어 왔다면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출구 전략(Exit Strategy · 유동성 회수)에도 관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일(현지시간) "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속도를 점진적으로 늦춰 10월 말께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FRB는 시중 유동성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차원에서 지난 3월 말 이후 지금까지 2528억달러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는 비상 시기에 쓰는 양적 완화 통화정책의 일부를 거두는 조치여서 사실상 '출구 전략'을 자연스럽게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매입 중단은 경제활동이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FOMC는 "지난 6월 FOMC 회의 이후 가계 소비 등 경제활동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FOMC는 현행 연 0~0.25%인 기준금리는 유지키로 했다. 에너지와 일부 생필품 가격이 올랐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은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