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시가평가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FASB가 시가평가제 확대 적용을 검토중이라며,이는 은행들의 순익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가평가(mart-to-market) 제도는 금융자산의 가치를 거래시점의 가격이 아닌 현재 시장 가격으로 평가해 장부에 계상하는 방법이다.시가평가제도가 적용되면 유가증권은 매입가가 아닌 시장거래가격으로 평가돼 장부가치가 변동하게 된다.이미 상당수 금융상품들이 시가평가제의 적용을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제외돼 있는 은행대출 등에도 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FASB의 의지다.FASB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의 공조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두 위원회는 다음달 관련이슈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투자자산의 가치가 시장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급락해도 시가평가 때문에 어쩔수 없이 손실처리를 해야 한다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실제로 FASB는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은행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올 3월 시가평가제 적용규정을 완화했고 시가평가제 지지자들은 FASB가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했다며 비판해왔다.닐 맥개러티 FASB 대변인은 “시가평가제 강화는 이러한 비판과는 무관하며 오래전부터 논의돼온 사항”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아직은 논란이 있고 선행과제들도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은행들은 벌써부터 시가평가제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지난주 미국은행협회(ABA)는 FASB와 IASB에 서한을 보내 두 위원회의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또 “시가평가제 확대적용은 은행업계의 중요정보를 노출하는 등 위험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