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여자골프대회를 보러 오지 않을 겁니다. "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여자오픈'을 찾은 갤러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골프코스까지 이동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대회 운영에서 갤러리의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리티'(자선)를 표방한 하이원리조트컵은 하반기 KLPGA투어 첫 대회여서 골프업계뿐 아니라 골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불만투성이다. 특히 골프코스까지 가는 길을 '고행길'이라고 부를 정도다. 클럽하우스에서 1번홀까지 가려면 내리막길 등산로(?)를 1㎞이상 걸어야 한다. 18홀을 따라다니며 무더위에 지친 갤러리들이 오르막길을 따라 다시 클럽하우스까지 와야 한다는 얘기다.

대회주최 측은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1번홀부터 클럽하우스까지 오가는 셔틀 카트를 운영하지 않았다. 한 갤러리는 "그 많은 카트는 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며 "갤러리 편의를 무시한 골프대회를 다시 찾을 이유가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갤러리는 "기자라고 하니까 카트를 세워주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주최 측은 마지막날인 16일 챔피언조 경기가 끝날무렵 셔틀 버스를 운영했으나 그야말로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 격'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진행요원들에게 10번홀 가는 길을 물으면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배치된 그들조차 코스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는 것이다. 갤러리를 위한 코스맵도 없고,갤러리들은 그늘집도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클럽하우스까지 가는 길은 주차장이나 다름없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클럽하우스까지 걸어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갓길에 차를 세운 탓이다.

이번 대회의 공동 대행사인 제일기획은 다음달 초 '갤러리가 보고 싶은 대회'를 모토로 내건 삼성베네스트오픈 진행도 맡는다. 이번 대회의 판박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장시간 운전해서 강원도 정선까지 온 갤러리들이 문전박대를 받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골프대회의 한 축인 갤러리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대회는 결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김진수 정선=문화스포츠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