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의욕적으로 선보인 차세대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의 연료 효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권위 있는 소비제품 조사기관인 컨슈머 리포트는 15일 GM이 미 환경청(EPA)의 측정 방식을 활용해 볼트의 연비가 1갤런당 230마일(ℓ당 98㎞)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세기(世紀)의 과장"일 수 있다고 혹평했다. 미 환경청도 전기차의 연비를 산정하는 측정 방식을 공개한 바 없으며 현재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에너지부,자동차엔지니어학회 등과 측정 방식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컨슈머 리포트는 전기차 연료 효율 산정의 쟁점은 재충전을 통한 전기 사용을 어떻게 연비 산정에 반영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환경청의 표준측정 방식에 따르면 완전 충전 뒤 연료 효율을 따지게 된다.

하지만 GM의 볼트처럼 전기를 충전해 사용하는 플러그인 전기차는 재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전기를 소비하는 만큼 이를 연비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러그인 전기차는 일정 거리까지는 배터리를 동력으로 갈 수 있지만 배터리가 소진되면 연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거리와 운전 방식에 따라 연비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컨슈머 리포트는 설명했다.

따라서 전기차의 연료 효율은 기존 방식에 따라 산정하기보다는 100마일을 달리는 데 몇 ㎾의 전기가 필요한지로 비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는 바뀔 수 있다"는 옛 말이 앞으로 나올 전기차의 연료 효율에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컨슈머 리포트는 전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