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보면 현대차…매끈한 곡선 '패밀리 룩'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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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쏘나타 부터 전차종에 '브드러운 조각' 뜻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반영
현대자동차가 신형 투싼 ix와 YF쏘나타를 시작으로 전 차종에 '패밀리 룩'을 적용한다.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가 디자인 철학이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조각,유기적으로 흐르는 매끄러운 조형이란 뜻이다.
패밀리 룩이란 차종(車種)은 달라도 반드시 공유하는 해당 브랜드만의 특징을 말한다. 보닛의 곡선으로 유명한 재규어의 '라이언스 라인'이 대표적이다. 렉서스,메르세데스 벤츠,BMW 등 고급 브랜드들이 주로 패밀리 룩을 적용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의 소비자 평가에서 제네시스가 동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품질에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가 브랜드 정체성을 굳히기 위한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곡선의 현대,직선의 기아
'현대자동차 하면 떠오르는 디자인 이미지는?' 현재로선 '없다'가 정답이다. 쏘나타 등 모델별 이미지는 있어도 현대차 전체를 포괄할 '패밀리 룩'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현대차를 일본차의 아류로 보는 시선이 여전하다. 렉서스,BMW,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엠블럼을 보지 않아도 단번에 알 수 있는 디자인 특징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전 차종에 적용하기로 한 것은 오랜 약점으로 꼽혀 온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은 '익쏘닉'이란 컨셉트명을 가진 신형 투싼 ix(오는 25일 출시 예정)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가장 큰 특징은 헥사곤(육각형) 그릴이다. 모양뿐만 아니라 그릴의 크기도 키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를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주로 전면 그릴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본 모습은 지적이고,투박한 이미지 대신 SUV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물이 흐르는 듯한 곡선이 돋보인다.
헤드 램프도 이에 맞춰 옆으로 날렵하게 뻗었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연말께 출시될 YF쏘나타의 헤드 램프는 약간 과장을 섞자면 차 문과 거의 맞닿을 정도"라고 말했다. 패밀리 룩을 채택하면서 모델 디자인의 과정도 바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까진 디자이너들끼리 경합을 시켜 가장 좋은 것을 골랐지만 패밀리 룩을 적용하면서 브랜드 전략팀의 역할이 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 메이커를 향해
현대차는 패밀리 룩을 개발하기까지 꽤 오랜 준비를 해 왔다. 정몽구 현대 · 기아차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2003년 미국과 유럽에 디자인 센터를 준공,현지 디자이너들을 과감하게 채용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다.
성과는 지난해 제네시스를 통해 나타났다. 제네시스는 '곡선의 현대'로 가기 위한 실험작이었는데 작년 1월 아이즈온 디자인상(Eyes On Design Awards) 수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창적이고 진취적인 현대차다운 디자인이 먹힌 것"이라며 "YF쏘나타를 비롯해 투싼,베르나 후속 차종 등 전 차종에 패밀리 룩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제네시스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우'인 기아자동차가 디자인 경영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기아차는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였던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영입,'직선의 단순화'라는 컨셉트로 작년 6월 로체 이노베이션부터 기아차만의 패밀리 룩을 완성했다.
현대차가 디자인에 방점을 두기 시작한 것은 품질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다는 판단에서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쏘렌토와 싼타페에 적용된 R엔진은 유럽 최고 디젤 엔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품질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현대차는 지난해 비즈니스위크가 실시한 인터브랜드 조사 결과 세계 100대 브랜드 중에서 72위를 차지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시작으로 품질 향상을 이룬 자동차 업체들이 마지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결국 디자인 경영과 스토리 텔링"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패밀리 룩이란 차종(車種)은 달라도 반드시 공유하는 해당 브랜드만의 특징을 말한다. 보닛의 곡선으로 유명한 재규어의 '라이언스 라인'이 대표적이다. 렉서스,메르세데스 벤츠,BMW 등 고급 브랜드들이 주로 패밀리 룩을 적용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의 소비자 평가에서 제네시스가 동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품질에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가 브랜드 정체성을 굳히기 위한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곡선의 현대,직선의 기아
'현대자동차 하면 떠오르는 디자인 이미지는?' 현재로선 '없다'가 정답이다. 쏘나타 등 모델별 이미지는 있어도 현대차 전체를 포괄할 '패밀리 룩'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현대차를 일본차의 아류로 보는 시선이 여전하다. 렉서스,BMW,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엠블럼을 보지 않아도 단번에 알 수 있는 디자인 특징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전 차종에 적용하기로 한 것은 오랜 약점으로 꼽혀 온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은 '익쏘닉'이란 컨셉트명을 가진 신형 투싼 ix(오는 25일 출시 예정)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가장 큰 특징은 헥사곤(육각형) 그릴이다. 모양뿐만 아니라 그릴의 크기도 키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를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주로 전면 그릴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본 모습은 지적이고,투박한 이미지 대신 SUV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물이 흐르는 듯한 곡선이 돋보인다.
헤드 램프도 이에 맞춰 옆으로 날렵하게 뻗었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연말께 출시될 YF쏘나타의 헤드 램프는 약간 과장을 섞자면 차 문과 거의 맞닿을 정도"라고 말했다. 패밀리 룩을 채택하면서 모델 디자인의 과정도 바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까진 디자이너들끼리 경합을 시켜 가장 좋은 것을 골랐지만 패밀리 룩을 적용하면서 브랜드 전략팀의 역할이 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 메이커를 향해
현대차는 패밀리 룩을 개발하기까지 꽤 오랜 준비를 해 왔다. 정몽구 현대 · 기아차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2003년 미국과 유럽에 디자인 센터를 준공,현지 디자이너들을 과감하게 채용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다.
성과는 지난해 제네시스를 통해 나타났다. 제네시스는 '곡선의 현대'로 가기 위한 실험작이었는데 작년 1월 아이즈온 디자인상(Eyes On Design Awards) 수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창적이고 진취적인 현대차다운 디자인이 먹힌 것"이라며 "YF쏘나타를 비롯해 투싼,베르나 후속 차종 등 전 차종에 패밀리 룩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제네시스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우'인 기아자동차가 디자인 경영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기아차는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였던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영입,'직선의 단순화'라는 컨셉트로 작년 6월 로체 이노베이션부터 기아차만의 패밀리 룩을 완성했다.
현대차가 디자인에 방점을 두기 시작한 것은 품질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다는 판단에서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쏘렌토와 싼타페에 적용된 R엔진은 유럽 최고 디젤 엔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품질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현대차는 지난해 비즈니스위크가 실시한 인터브랜드 조사 결과 세계 100대 브랜드 중에서 72위를 차지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시작으로 품질 향상을 이룬 자동차 업체들이 마지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결국 디자인 경영과 스토리 텔링"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