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하루가 72시간인 사람처럼 보인다. "

찰스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백악관의 제2인자로 통하는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사진)을 이렇게 평가했다.

실제로 이매뉴얼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해 매일 50명의 사람들과 전화 통화하고 수백통의 이메일을 보낸다. 의원,로비스트,기자,기업체 임원들까지 그가 확보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는 6000명에 달할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이매뉴얼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치,외교 · 안보 정책에 수시로 개입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16일 집중 조명했다. 그는 하루 업무 목표가 빼곡히 적힌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목표 달성 여부를 체크하고,매주 부처 장관들에게 서면보고서를 제출토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매뉴얼은 지난 봄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제대로 된 새 금융개혁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헛발질을 하자 매일 경제팀과 만나 정책을 개발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 파키스탄 대테러 전쟁,이란 · 이스라엘 중동 문제 등의 정책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내놓은 사상 최대의 경기부양책,금융권 구제금융,예산안 등이 지난 10년 이래 최대의 표 차이로 하원을 통과한 것은 이매뉴얼의 손길이 뻗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한꺼번에 벌려놓은 정책들이 실패했을 때 그가 입을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이매뉴얼의 한 측근조차 "그가 너무 많은 접시를 돌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