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대출은 3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지역 대출 증가율을 지방보다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7일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중 지역별 금융기관대출금 동향'에서 올 6월 말 현재 금융기관 대출금 잔액은 1234조1000억원으로 상반기 중 32조5000억원(2.7%) 증가했다.
이 중 서울지역이 10조7000억원(2.2%), 지방이 21조9000억원(3.1%) 늘어났다.

서울지역 대출 증가율은 작년 동기 8.9%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며 지방의 경우는 서울보다는 낙폭이 적어 전년동기(6.7%)의 절반 수준을 보였다.

한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 대출금 증가액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은 30조1000억원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1조7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13조3000억원, 작년 하반기의 11조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기업대출은 15조6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작년 상반기의 50조4000억원의 3분의 1수준, 그리고 작년 하반기의 33조3000억원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대출은 올 상반기 중 2조7000억원이 오히려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작년 하반기의 16조4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18조3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역시 작년 상반기(35조원)의 50% 수준에 그쳤다.

6월말 현재 서울지역 대출금 잔액은 502조8000억원으로 상반기 중 10조7000억원 증가해 전국의 40.7%를 차지했다.

지방의 대출금은 731조3000억원으로 상반기 중 21조9000억원 증가해 전체 대출금 잔액의 59.3%를 나타냈다.
지방 대출금 중 예금은행 대출은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19조7000억원(3.9%) 증가해 전년 하반기(3.7%)의 중가폭을 상회한 반면 비은행 금융기관대출은 영남지역에 대한 새마을금고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2조1000억원(1.1%) 증가에 그침에 따라 전년 하반기(6.4%)의 증가폭을 크게 밑돌았다.

한편 서울 및 경기 수도권 대출금 잔액은 815조9000억원으로 상반기 중 25조3000억원 증가해 3.2% 늘어났고 비수도권 대출금 잔액은 418조2000억원으로 7조2000억원(1.8%) 증가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 감소와 종합금융회사의 어음매입 감소로 서울 지역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인천을 포함한 경기지역 대출이 평균치를 웃도는 4.9% 증가한 영향으로 수도권의 비중은 약간 커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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