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유럽연합(EU)이 최근 3주간 중국산 제품 5건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 또는 반덤핑 여부 조사를 선언했다.이에 대해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불공정 거래국은 바로 EU’라며 맹비난하고 나서 양측의 무역분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1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EU는 최근 중국산 알루미늄 휠을 반덤핑 상품으로 규정,조사를 실시키로 했다.지난달 말에는 중국산 강선재,이음매 없는 강관 등에 32.9%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하는 한편 그로탄산 나트륨과 강선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중국은 이에 앞서 지난 1월 중국산 볼트와 너트에 대해,4월엔 중국산 양초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으며,지난 6월에는 미국과 함께 중국의 희토류등 희귀금속 수출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신화통신은 EU의 이같은 일련의 조치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예컨대 알루미늄 휠의 경우 중국내 판매가격보다 수출가격이 더 비싼데도 터키산 제품과 원가를 비교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나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또 WTO 규정상 업계의 25% 이상이 동의해야 반덤핑 조사를 실시할 수 있지만 EU는 어떤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지 명단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중국 상무부 야오젠 대변인도 “EU의 반덤핑 제소는 WTO가 요구하는 형식조차 갖추지 못한 졸속한 조치”라며 “이번 조사 결과 EU가 33%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업계에 3억9000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신화통신은 미 월스트리트 저널이 “EU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경기침체에 따른 반작용이며 보호주의가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인용하며 EU를 비판했다.신화통신은 보호주의를 배격키로 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결과를 상기해야 한다며 보호주의가 확산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EU측은 업계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반덤핑조사를 강행할 방침이다.EU집행위는 중국이 공해상에서 상품을 실은 배를 바꾸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다며,기업들의 불만이 제기된 이상 이에 대한 조사 및 제재를 실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측간의 무역분쟁이 확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EU 일각에선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철강제품의 경우 미래의 이익에 침해된다는 애매한 논리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