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중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만회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선 미래에셋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 보유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키우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14일 기준)은 37.01%로 나타났다. 이는 순자산 1000억원 이상 자산운용사 31곳 가운데 30위다. 또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41.52%에도 뒤진다.

이 같은 부진한 수익률에 미래에셋 측은 최근 펀드매니저의 인사이동을 실시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최근 수차례 팀장급 이상 펀드매니저들을 불러 부진한 수익률에 대해 강하게 '주의'를 주면서 수익률 만회를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 중인 펀드들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최근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에서 시장 대응이 다소 늦은 측면이 있었다"며 "시장이 추가 상승할 때는 충분히 수익률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산운용업계의 일선 펀드매니저들은 미래에셋이 OCI LG생명과학 CJ오쇼핑 등 기존 보유 종목에 강한 매수세를 집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미래에셋이 지난주부터 수익률 높이기에 몰두하는 상황"이라며 "업종별 · 종목별 보유 비중의 균형을 맞추려는 듯한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게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지난 7일부터 OCI를 5만주 이상 사들이며 13.26%였던 지분율을 지난 주말 13.51%로 끌어 올렸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엿새 동안 기관 순매수까지 더해지면서 21만원대에 머물던 OCI 주가는 24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또 LG생명과학과 CJ오쇼핑의 지분율도 이달 6일 각각 11.80%,12.38%에서 지난 주말 12.61%,12.83%로 확대했다. 이들 종목에 대해선 외국인 매수세도 따라붙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LG생명과학을 2만주 넘게 사들였고,CJ오쇼핑에 대해서도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한 중견 펀드매니저는 "2007년엔 외국인도 미래에셋이 사는 종목이 무엇인지 알아내 따라 사려고 애를 쓸 정도여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매니저는 "이번엔 펀드 환매로 인해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외국인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국내 기관들 사이에서는 미래에셋 보유 종목을 조심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 이들 종목부터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장경영/서정환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