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제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세 명뿐이다. 각 측근들에 따르면 현재 전두환 김영삼 두 전 대통령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희귀병으로 언어소통과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강원도 용평에서 요양 중이다.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TV로 접하고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며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어서 조문은 어렵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소뇌의 크기가 점점 축소되는 희귀병인 '소뇌위축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운동신경 장애로 똑바로 걸을 수 없으며 심할 경우 시력과 청력까지 잃을 수 있으나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치료법은 없다. 지난 4월 갑작스런 병원 입원 때보다 특별히 증상이 개선되거나 악화되는 것 없이 당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측근은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상도동 자택 주변을 가끔 산책할 정도로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고 있으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직전인 지난 10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한 뒤 "두 사람이 이제 화해했다고 봐도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