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19일 우주로 쏘아 올려진다. 이번 나로호 발사는 국제적인 기술 이전이 엄격히 제한되는 로켓 발사체 기술 분야에서 개발 경험을 확보하고 자립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1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를 탑재한 나로호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세워진 채 최종 점검을 마치고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항우연과 러시아 측 연구진들은 나로호의 전기적 점검을 비롯해 발사체,지상설비,자동발사체계 등 각종 부문에서 발사 당일과 똑같은 순서로 리허설을 수행했다.

19일 발사 시점은 오후 5시께로 잠정 결정됐다. 기상 조건 등을 감안해 구체적 발사 시간이 정해진다.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발사가 여의치 않을 경우 20일부터 26일 사이에서 새로운 발사 날짜를 결정한다.

교과부는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의 기상 상황이 발사를 위한 조건을 만족시킬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김중현 교과부 2차관은 "19일 강우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바람도 초속 5m 이하로 불 것으로 관측됐다"며 "비행 궤적상의 낙뢰 가능성과 태양활동,우주폭풍과 같은 지구 우주환경 요인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발사 4시간 전 1단 추진체에 연료인 케로신(등유)과 산화제인 액체산소 충전이 완료되면서 발사 준비는 사실상 끝난다. 하지만 발사 18분 전까지는 발사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다. 발사 지휘를 총괄하는 발사지휘센터(MDC)에서 발사 책임자인 조광래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 본부장이 '발사'를 승인하면 15분 전부터 900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카운트다운 중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즉시 발사를 중지한다. 발사 과정에서도 추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안전을 위해 원격으로 나로호를 폭발시킨다.

발사 순간이 되면 1단 로켓이 화염을 내뿜으며 나로호는 하늘로 향한다. 발사 초기 25초 동안 900m를 수직으로 솟구치는데 분출되는 고온,고압의 화염으로 인한 발사대 손상을 막기 위해 처음 10초 동안 비스듬히 기울어져 올라간다. 그 뒤 동남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속도를 높인다.

발사 55초 뒤 고도 7.4㎞ 지점에서 나로호는 시속 1200㎞(마하 1)로 음속을 돌파한다. 발사 215초 뒤 위성을 보호하던 덮개 페어링이 벗겨진다. 229초 뒤 193㎞ 상공에 이르면 1단 로켓이 작동을 멈추고 1단에 붙어 있는 역추진 로켓이 점화하면서 1단과 2단 로켓이 분리된다. 1단 로켓이 낙하하는 지점은 필리핀 동남쪽 공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163초간 관성에 의해 날아가던 2단 로켓의 엔진이 점화된 후 58초 동안 고체연료를 연소시키며 초속 10㎞ 이상의 속도로 목표궤도인 306㎞에 오른다. 발사 540초가 지나면 위성과 2단 로켓이 분리되면서 발사 과정을 모두 마친다.

위성추적 계측장비를 탑재한 우리나라 해경 소속 3000t급 경비함정이 제주도 남쪽으로 약 1700㎞ 떨어진 공해상에 대기하며 나로호 발사체 2단과 과학기술위성이 분리되는 순간을 원격으로 계측한다. 해경경비함정은 과학기술위성이 보내오는 신호를 우리측으로 보내기 때문에 위성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도착했는지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제 궤도에 자리를 잡은 과학기술위성 2호는 발사 13시간이 지나면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첫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외나로도(고흥)=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